한국인에게 금요일은 어떤 의미일까. 문화 섹션 '프라이데이'가 SK플래닛의 설문 플랫폼 '틸리언'을 통해 전국 1만25명에게 설문하고, 지난 1월 1일부터 6월13일까지 블로그와 소셜미디어,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금요일'을 언급한 276만여개 게시물을 분석해 '한국인의 금요일'에 대해 알아봤다.

제주도 빼고 금요일이 가장 행복한 날

소풍날보다 전날이 더 설레는 법. 휴일을 앞둔 금요일은 가장 행복한 날로 나타났다. 일주일 중 가장 행복한 요일을 묻는 질문에 응답자 1만25명 중 절반 가까운 46%가 금요일을 꼽았다. 전국 17개 광역시·도 중 유일하게 제주도는 토요일(42.9%)을 꼽은 응답이 금요일(33.3%)보다 많았다.

올 들어 6월13일까지 인터넷에서 ‘금요일’과 함께 언급된 주요 연관 단어들.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언급 횟수가 크게 늘어난 단어일수록 글자가 크다.

가장 행복한 요일로 꼽힌 '금요일'을 좀 더 해부해 보기로 했다. 이번 질문은 '금요일은 당신에게 어떤 의미인가'. 주관식으로 답한 내용을 통계내 봤더니 '휴식'이 전체의 20%인 2012건으로 단연 1위였다. '(여행·주말·휴식 등의) 시작'이 2위(1282건·12.7%)였고, 그다음은 '주말'(994건·9.9%), '휴일'(681건·6.7%), '자유'(346건·3.4%), '행복'(312 건·3.1%), '여유'(280건·2.7%) 순으로 나타났다.

이제는 보통 명사가 된 '불금'은 242건. 주말이라면 역시 '가족'을 빼놓을 수 없다. '가족'은 168건, '아이' 역시 134건으로 집계돼 '금요일은 가족과 함께'라는 인식이 자리 잡았음을 보여줬다.

'실제 주말'과 응답자 각각의 '마음속 주말'이 시작되는 시점도 물었다. 실제 주말이 목요일 밤~금요일 오후 4시 이전에 시작된다는 응답 비율이 전체의 22.7%였다. '마음속 주말'의 시점을 묻는 설문에서는 이 시간대 비중이 29.4%로 다소 높아졌다. 마음속에선 주말이 실제보다 다소 빨리 시작하는 것이다.

공무원이 많은 세종시는 금요일 이른 시간대(오전 10시, 오후 1시)에 실제 주말이 시작한다는 응답률이 전국에서 유일하게 0%였다. 주말이 '목요일 밤'에 시작한다는 응답은 실제 주말과 마음속 주말 모두 20대에서 가장 높았다. 대학생이거나 취업준비생 신분이어서 아직 본격적으로 직장에 소속되지 않은 응답자들이 일찌감치 주말을 시작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블로그와 소셜 미디어 등 276만여개의 인터넷 계정에서 '금요일'과 함께 언급된 키워드 2100만2835개의 전년 대비 언급량 변화도 살펴봤다. 아이돌 그룹 '세븐틴'이 작년 같은 기간 대비 상승률 90%로 1위였고 세븐틴의 팬클럽인 '캐럿'도 5위(68%)에 올랐다. 2월 10~12일(금~일)에 열린 대규모 팬 미팅, 7월 14~16일(금~일)에 예정된 월드투어 콘서트, 매주 금요일에 방영되는 가요프로그램 '뮤직뱅크' 등과 관련해 세븐틴 팬클럽 회원들이 적극적으로 활동한 결과로 보인다. 상승률 2위는 '불금'(80%). 언급량 기준으로 작년에는 100위 안에 없었지만 올해는 21위에 올랐다. 상승률 3위는 '멋지다'(75%)가 차지했다. '금요일의 의미' 설문에서 6위를 차지한 '행복'도 작년보다 52% 늘었다. '본방사수' '방송' '공개방송' 등 TV와 관련된 키워드도 눈에 띄었다.

금요일, 치맥과 함께 불타오르다

'휴식'과 '주말'을 소화하는 방식은 여러 가지였다. '금요일 하면 떠오르는 단어'를 주관식으로 물은 항목에선 '불금'(6319건·63%)이 단연 1위를 차지했다. 일명 '치느님'으로 불리는 '치킨'과 금요일을 불태우는 힘센 '연료'인 술이 상위권을 휩쓸어 눈길을 끌었다. '치맥' '술' '치킨' '맥주'가 나란히 10위 안에 들었다.

'금요일에 무엇을 하는가'라는 주관식 항목에선 '음주(술 마시기·음주·치맥·맥주 등 포함 22%)'가 1위로 집계됐다. '친구'(7.4%), '가족과의 모임'(4.2%)이라는 답이 그 뒤를 따라 금요일을 사적인 시간으로 보내는 경우가 많음을 보여준다. '외식' '야식' '먹기' 등 '먹는 것'과 관련된 단어를 언급한 비율은 총 9.3%에 달했다. 한국인의 금요일은 '마시고 먹는 금요일'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