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공아트

빛과 인간의 몸. 가장 원초적인 두 요소가 21세기 메트로폴리스에서 만났다.

할렘과 인접한 미국 뉴욕 워싱턴하이츠에서 오전 1시 5분에 촬영한 사진. 뉴욕뿐이랴. 파리 노트르담대성당, 런던 빅벤, 베를린 브란덴부르크문이 번갈아 무대가 된다. 근육에 담긴 생명력이 인위(人爲)를 압도한다. 포토샵은 하지 않았다. 와이어 액션도 없다. 인간의 약동을 빛의 힘을 빌려 카메라로 담아냈다.

무용수가 일상적인 공간에서 비일상적 자세를 취한다는 점은 작가의 전작 '우리 삶이 춤이 된다면'을 떠올리게 한다. 차이는 '관람 등급'. 어둠이 깔린 도시에서 나신(裸身)이 빛을 발한다. 영화로 치면 전체 관람가에서 청소년 관람 불가가 된 셈이다. '당신이 잠든 사이에 도시는 춤춘다'(조던 매터·시공아트 刊) 191쪽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