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 제공 윤장현 광주광역시장이 22일 오전 서구 양3동 발산마을에서 열린 '청춘발산마을 오픈기념 페스티벌'에서 참석자들과 발산광장 앞에서 주요 내빈과 마을주민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 다섯번째부터 박광식 현대차 부사장, 윤장현 광주시장, 이영회 노인회장.


2015년부터 민관이 도시재생사업
주민자립, 청년창업으로 활기
광주광역시=권경안 기자

광주의 대표적인 달동네가 발산마을이다. 광주천을 사이에 두고 전남방직과 마주하는 비탈진 산동네. 구멍이 뚫어져 있는 철판으로 덮은 다리(뽕뽕다리)가 두 곳을 이었다. 과거 산업화시대의 누이들이 이곳에서 고되게 일하면서도 내일의 희망을 열고자했던 곳이다. 방직산업이 쇠퇴하면서, 이곳도 사람들이 떠나며 허름한 동네가 되었다. 그런데, 이곳이 크게 변하고 있다. 사람들이 오가지 않던 곳이 이제 사람들이 찾아오고, 청년들이 들어와 새롭게 도전하는 삶터로 활기가 되살아나고 있다.

발산마을이 알록달록해졌다. 오래된 담장과 지붕을 색칠했다. 골목 골목이 벽화로 단장돼 화사해졌다. 고달펐던 인생을 상징하는듯한 108계단, 동네 안내소 역할을 하는 청춘빌리지가 동네의 중심지가 되고 있다. 빌리지는 폐가를 고쳤다. 커뮤니티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발산마을 정상에 만든 ‘별이 뜨는 발산 전망대’는 마을과 시내를 한 눈에 볼 수 있어, 사람들이 즐겨 찾고 있다.

주민들도 변화하고 있다. 이웃을 알고 지내려 마을잔치를 열고, 화분을 골목에 내놓으며 분위기를 바꾸는 데 적극 나섰다. 스스로 일도 찾고 있다. 달동네 투어를 하는 이들을 대상으로 민박을 운영한다. 할머니들은 경로당에서 ‘할머니표 가마솥 집밥’을 운영하고 있다. 주민들은 또레몬청, 매실청, 부각을 만들고 있다. 청춘빌리지에서 판매하고 있다.

청년들도 들어오고 있다. 발산마을에서 일자리를 만들고 있다. 광주에서 활동하는 밴드그룹 데불스가 이층주택을 게스트하우스로 고치고 있다. 오아시스야(카페), 프랜리(이야기사진관), 메모리살롱(라이브방송), 진지(고추장삼겹살식당), 주부9단(분식집), 아우라팩토리(미술전시와 아트상품판매), 표류(미술카페), 발산상회(빈티지소품샵), 오타쿠연구소(미술프로그램과 오픈스튜디오)가 조만간 들어선다.

버스정류장을 만들었다. 마을지도를 제작하고 표지판도 곳곳에 세웠다. 올해에는 주차장, 화장실, 도로개설을 추진한다. 발산동네 이영회 노인회장은 “사람들이 살고 싶은 동네로 바뀌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광주시 서구청은 “주민들과 마을에 어떻게 생명력을 불어넣을까 고민해왔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발산마을의 리모델링, 청년들의 창업을 지원해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2015년부터 광주시, 광주시 서구청, 사회적 기업 ‘공공미술프리즘’과 함께 발산마을의 도시재생사업을 함께 해오고 있다. 도시재생사업은 마을을 철거하는 재건축·재개발과 달리 기존 모습을 유지하며 정서를 바탕으로 낙후된 환경을 개선하고, 자립케 함으로서 마을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데 중점을 둔다. ‘청춘발산마을사업’은 민관이 함께 하는 도시재생사업이다.

이 마을에선 22일부터 ‘청춘발산마을 오픈기념 페스티벌’이 열리고 있다. 24일까지다. 매달 3000여명이 이 마을을 방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