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 소폭 상승…에너지주는 하락]

[중국, 정보 통제 강화하면 과학기술 강국 힘들어]

"중국은 '중국판 먼로 독트린'을 추구하고, 미국은 이를 저지할 것이다. 한국은 미국과 함께 중국을 견제하는 '균형'과 중국에의 '편승' 가운데서 선택해야 한다."

강대국은 다른 국가들을 압도하는 막강한 힘을 추구한다는 '공격적 현실주의' 국제정치학자로 유명한 미어셰이머(Mear sheimer·70) 시카고대 교수의 명저 '강대국 국제정치의 비극'〈사진〉 개정판 번역본(이춘근 옮김·김앤김북스)이 최근 출간됐다. 19세기 후반~20세기 국제정치의 냉혹한 전개 과정을 분석한 이 책은 2001년 출간 이후 큰 영향을 미쳤으며 2004년 한국어로도 번역됐다. 초판이 나온 뒤 본격화한 중국의 부상을 주목해 온 저자는 2014년 개정판을 내면서 마지막 장(章)의 제목을 '중국은 평화롭게 부상할 수 있을까'로 바꾸고 미·중 패권 경쟁이 국제정치와 동아시아에 미칠 영향을 집중 분석했다.

미어셰이머 교수는 중국의 평화적 부상이 불가능하다고 주장한다. 중국은 아시아의 패권을 추구할 것이고, 다른 패권국의 등장을 막는 데 전력을 기울여온 미국은 이를 저지할 것이기 때문이다. 대외적 마찰을 피하고 국력을 길러야 한다는 등소평의 외교 정책을 따라 자세를 낮춰오던 중국은 2009년 이후 영토 분쟁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미국은 이를 위협으로 받아들이는 일본·베트남·인도 등 중국의 인접국들과 '균형 연합(balancing alliance)'를 형성해 중국 봉쇄를 시도하고 있다.

저자는 '유교적 평화주의론' '경제적 상호의존론' 등 중·미 관계를 낙관적으로 보는 주장을 일축한다. 중국이 다른 강대국들과 달리 유교의 평화주의·이상주의에 따라 행동한다는 역사적 증거가 없으며, 정치적 계산과 경제적 계산이 상충하면 전자가 후자를 압도한다는 것이다. 중국은 미국을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몰아내려 하고, 미국은 이를 강력히 거부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미어셰이머 교수는 미국과 중국이 본질적으로 차이가 없다고 본다. 하지만 미국은 아시아에 영토적 야욕이 없기 때문에 중국의 인접국들은 미국 쪽에 서야 한다고 주장한다. "멀리 있는 강대국이 아니라 이웃의 강대국에 편승하는 나라는 생존 가능성이 줄어든다. 생존하지 못하면 번영할 수도 없다"는 것이다. 고전적인 '원교근공(遠交近攻)'론이다. 특히 한국이 이런 분석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 것은 중국 해군력의 확장 때문이다. 중국이 미국 해군을 일본·대만·필리핀을 연결하는 제1도련선(島鏈線) 밖으로 밀어내면 한반도에서 전쟁이 발발해도 미국이 한국을 지원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이 책은 주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