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스포츠의류 브랜드 언더아머(NYSE:UA)가 실적 부진의 늪에 빠졌다고 비지니스 인사이더가 26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언더아머 주가는 올 들어 30% 하락했고 지난 1분기엔 사상 첫 영업 손실을 기록했다.

미국 쇼핑몰 내 언더아머 매장 사진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언더아머의 사업 전략이 실적 부진의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언더아머는 최근까지 브랜드 로고를 강조한 기능성 운동복 라인에 주력해왔는데, 이런 전략이 시대에 트렌드를 따라가지 못했다는 것이다.

크리스토퍼 스베지아 애널리스트는 “현재 언더아머 의류 제품들은 라이프스타일보다 기능성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이는 오늘날 소비자의 니즈를 반영하지 못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언더아머가 트렌드를 따르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지난해 언더아머는 ‘언더아머 스포츠웨어’를 런칭했다. 디자이너 팀 코펜스와 협약을 맺고 애슬레저(Athleisure) 의류를 내놨다. 에슬레져는 에슬레틱(athletic)과 레저(leisure)가 합쳐진 스포츠웨어 용어로, 일상 생활과 레저를 동시에 즐기면서 스타일을 연출하는 현대인의 패션 트렌드를 반영한 것이다.

하지만 반응은 미미했다. 디자이너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출시한 1500달러짜리 트렌치코트의 소비자 반응이 좋지 않았다. 비지니스 인사이더는 “나이키(NYSE:NKE)나 루루레몬(LULU:NASDAQ)처럼 대중시장과 고급시장의 중간지점을 찾았어야 하는데, 언더아머는 그렇질 못했다”고 썼다.

운동화 사업의 상황도 비슷했다. 언더아머는 이들 운동화 사업부문의 실적을 회복하기 위해 농구화 사업에 투자했다. 비지니스 인사이더는 “농구화보다는 스니커즈류의 운동화가 뜨고 있었는데 이를 알아차리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언더아머도 자신들의 빗나간 사업 행보를 인정했다. 케빈 판크 언더아머 최고경영자(CEO)는 분기 실적 발표 이후의 애널리스트와의 미팅에서 “이제는 운동복도 패션이 되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오늘날 소비자가 원하는 운동복은 볼 때와 입었을 때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제품이어야 한다”라며 “일상 속 청바지와 입어도 어울리지만 운동복 성능도 갖춘 제품을 만들 수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애널리스트들은 “애슬레져 트렌드에 맞춘 라이프스타일 제품을 만들기 위해 언더아머는 많은 시행착오와 샘플 테스팅을 거쳐야 할 것”이라며 “변화가 언더아머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기까지 앞으로 몇 년은 더 소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 스포츠웨어 산업 전문가는 “북미시장의 에슬레저 트렌드는 꽤 오랫동안 지속될 것”이라며 “현재 언더아머의 온라인 판매 80%는 북미시장이 차지해, 언더아머의 변화가 성공적이어야 실적도 다시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