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추경 필요…효율성 높일 방안 모색할 것”]

새 정부 1기 경제팀을 이끌 경제부총리에 경제 관료 출신의 김동연 아주대 총장이 내정됐다. 청와대 일자리·경제·사회수석을 지휘할 정책실장으로는 장하성 고려대 교수가 임명됐다. 이로써 문재인 정부의 경제팀이 기본 골격을 드러냈다. 재벌 개혁을 주장해온 두 진보 학자 김상조와 장하성을 공정거래위원장과 청와대 정책실장으로 발탁하면서 문 대통령은 경제 정책의 지향점을 분명하게 보여줬다. 대신 관료 출신의 김동연 경제부총리를 내정해 비교적 안정된 구도의 경제팀을 갖췄다.

올해 들어 한국 경제는 세계경제 회복에 힘입어 수출이 늘고 있다. 기업들의 실적이 개선되고 주가가 사상 최고치를 돌파했다. 그러나 1300조원 넘는 가계 부채, 빚 부담과 고령화에 눌려 살아나지 않는 내수, 사상 최악의 청년 실업난, 저금리에 기대 그럭저럭 버텨온 부실기업들, 노동 개혁이 안 돼 점점 벌어지는 일자리 격차와 임금 격차, 세계는 급변하는데 이런저런 규제에 묶여 자라나지 않는 신(新)산업 등 경제부총리가 풀어야 할 한국 경제의 과제는 산더미와 같다.

선거를 거치며 복지와 분배에 대한 기대는 한껏 높아졌다. 노동 개혁과 구조조정 등 지금은 고통스럽지만 우리 미래를 위해 피해서는 안 될 정책들은 실종됐다. 기초연금 증액, 아동수당 신설, 세금으로 공공 일자리 만들기처럼 '해 준다' '더 준다'는 선심 정책이 봇물처럼 터지고 있다. 그 돈을 누가 댈 것인지는 아무도 말하지 않는다. 이번 정권 5년은 어찌어찌 끌고나가겠지만 다음 정권에 폭탄을 넘기게 될 것이다.

김 부총리 후보자는 경제기획원에서 공직을 시작했다. 옛 경제기획원은 한국 경제의 미래를 보면서 경제 정책의 큰 틀을 짜는 부처였다. 그런 경제기획원의 마지막 세대다. 예산실에서 오래 근무해 재정 건전성이 얼마나 중요한지도 잘 안다. 개인사도 남다르다. 청계천 판자촌에서 자라 야간대를 다녔다. 청년들의 좌절, 빈부 격차에 대한 문제의식, 한국 경제의 미래에 대한 걱정도 누구보다 클 것으로 본다. 그렇기에 김 후보자가 '5년 정권'이 아닌 한국 경제의 미래 50년을 보았으면 한다. 앞으로 5년간 복지 퍼주기만 하다간 4차 산업혁명의 막차마저 놓친다. 50년 먹거리를 위해선 개혁은 인기 없어도 해야 하고 지속 가능하지 않은 공약은 인기 있어도 잘라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