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창업자 스티브 잡스(1955~2011·사진)가 주인공인 오페라가 두 달 후 미국에서 무대에 오른다.

미 캘리포니아주(州) 샌프란시스코 오페라는 지난 9일(현지 시각) "성공한 기업가이자 창의적 천재로 우리 시대에 영향을 미친 잡스를 다룬 오페라 '스티브 잡스의 진화(혁명)'를 7월 22일부터 한 달간 뉴멕시코주 산타페에서 열리는 '산타페 오페라 페스티벌'에서 초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2년 뒤인 2019~2020년 시즌에는 샌프란시스코 오페라극장에서 정기 공연작으로 올릴 계획이다.

실리콘밸리를 품고 있는 샌프란시스코는 세계 정보기술(IT)의 중심지다. 애플, 구글, 페이스북처럼 세상을 뒤바꾸는 기업들이 뜨겁게 경쟁하는 곳이다. 이곳에서 '괴짜' 잡스는 애플 컴퓨터를 출시해 개인용 컴퓨터 시대를 열었다. 아이폰 등 기술에 예술을 접목한 제품을 내놓아 혁신을 일으켰다. "다른 사람의 생각에 맞추는 데 삶을 허비하지 말고, 늘 배고프고 늘 우직하게 마음의 목소리를 따르라"고 조언했던 잡스는 실리콘밸리의 신화인 동시에 샌프란시스코의 얼굴인 셈이다.

극작가 마크 캠벨은 아픔과 좌절, 실패 속에서도 자기만의 생각과 기술로 세상을 바꾸려 노력한 잡스의 용기 있는 삶에 초점을 맞췄다. 일생 내면의 차분함을 추구하며 평범하게 살려고 애쓴 잡스의 이야기가 그의 영적 성장에 도움을 줬던 다섯 사람(아내 로렌, 친구 스티브 워즈니악, 옛 애인 크리산, 선불교 스승 코분, 아버지 폴)과 얽혀 펼쳐진다.

메이슨 베이츠

[배우 김영애와 스티브 잡스, 파바로티의 공통점은?]

교향곡과 일렉트로닉 댄스 음악을 접목해 그래미상 후보에도 올랐던 작곡가 메이슨 베이츠가 곡을 썼다. 베이츠는 바로크 시대 악기들의 소리를 딴 디지털 전자음향을 섞어 쓴 작품 '오디토리엄'을 지난해 4월 샌프란시스코 심포니와 초연해 주목받았다. 연출은 도니체티와 벨리니, 모차르트 등 유명 오페라를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해온 영화감독 출신 케빈 뉴베리가 맡는다. 서막과 19개의 장면으로 짜인 이 단막 오페라에서 잡스는 과거로의 여행을 하는 동안 내내 무대를 떠나지 않는다. 무대는 컴퓨터 동영상과 조명을 활용해 자연스럽게 변하는 이미지로 구현된다. 베이츠는 "많은 위대한 오페라들이 그렇듯 이 작품도 인간의 보편성을 다룬다. 잡스에 대한 오페라이지만 결국엔 우리 모두에 대한 오페라가 될 것"이라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