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열차와 급행열차를 동시 운영하는 서울 지하철 9호선처럼 다른 수도권 도시·광역철도에도 '급행열차'를 도입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서울 지하철 3호선이나 분당선 등에 급행열차를 운행할 경우 수도권 시민들의 출퇴근 시간이 현재보다 최대 20~30분가량 단축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토교통부는 "일부 지하철을 대상으로 급행열차 도입 효과와 소요 비용 등 기초적인 분석을 진행 중"이라며 "비용 대비 시간 단축 효과와 이용객 증가 효과 등을 분석한 뒤 효과가 큰 노선을 선별해 우선적으로 급행열차 도입을 추진할 것"이라고 16일 밝혔다.

◇정차역 줄여 속도 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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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철도기술연구원 등 교통 전문기관의 1차 분석 결과, 현재 43개 정차역(출발역 제외)이 있는 서울 지하철 3호선 대화~오금 노선(약 57㎞)의 환승역(15개)에만 정차하는 급행열차를 도입할 경우 모든 역에 정차하는 일반열차(96분)보다 운행 시간이 32분 단축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승객이 하루 3만명 이상인 역(19개)에만 정차할 경우엔 현재보다 27분 주는 것으로 분석됐다〈그래픽〉.

분당선은 현재 수원~죽전 구간에만 급행열차를 운행하는데, 이를 왕십리~수원(52.9㎞) 구간으로 확대할 경우 급행열차(64분)가 일반열차(85분)에 비해 운행 시간이 21분 단축된다.

지하철 이용객도 늘어날 전망이다. 서울 지하철 3호선 급행열차 도입 분석을 실시한 태조 엔지니어링 측은 "일평균 이용객이 지난 1월 현재 113만명에서 123만~124만명까지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비용 문제가 급행열차 도입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급행열차를 운행하려면 급행열차가 일반열차를 추월할 수 있도록 특정 역에 일반열차가 잠시 피해있을 수 있는 별도 선로인 '대피선'을 건설해야 한다. 한국철도기술연구원 등에 따르면 분당선의 경우 야탑역·수서역 등에 대피선을 설치할 경우 4198억원가량이, 서울 지하철 3호선의 경우 9개 역에 대피선을 만드는 데 약 1조원이 들 것으로 분석됐다. 국토부 관계자는 "급행열차가 정차하는 역의 유동 인구가 늘어나 역사 개발 등을 통해 비용을 일부 충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6호선·분당선에 우선 도입 가능성

미국 뉴욕, 일본 도쿄 등은 우리보다 급행열차 시스템이 잘 구축돼 있다. 한국교통연구원에 따르면, 일본의 경우 법을 제정해 급행열차 도입에 필요한 '대피선 건설 비용과 세제 지원' 등을 하고 있다.

국내 철도 업계에선 일부 수도권 도시·광역 철도가 20~40년가량 운영된 만큼 "부분 개량 차원을 넘어 도시 철도망을 업그레이드하는 차원에서 급행열차 도입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문재인 대통령도 서울 지하철 6호선과 분당선 등에 급행열차를 도입하는 방안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서울 지하철 6호선의 경우 건설 단계부터 일부 역에 대피선 역할을 할 수 있는 별도 선로가 이미 건설돼 있어 적은 비용으로 급행열차 도입이 가능할 전망이다.

문 대통령의 교통 공약을 준비한 윤후덕 민주당 의원은 "기존 노선에 급행열차를 투입하면 수도권 주민들의 출퇴근 시간이 크게 감소해 삶의 질이 개선될 것"이라며 "철도 이용객 증가에 따른 도로 혼잡 완화 등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