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北核폐기 모든 수단 동원"]

[文대통령 최측근 양정철 "잊혀질 권리 허락해달라"]

[최재성 "인재 넘치니 저는 비켜 있어도 무리 없어"]

문재인 대통령 옆에서 핵심 보좌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됐던 양정철 전 청와대 비서관이 모든 공직을 마다하고 외국으로 장기간 떠난다고 한다. 양 전 비서관은 2011년 문 대통령의 정치 입문을 도운 사람이자 이번 대선에서 인재 영입 등 문 대통령의 복심 역할을 했던 창업 공신이다. 그런 그가 16일 "제 역할은 딱 여기까지다. 시민 중 한 사람으로 그저 조용히 지낼 것"이라면서 '퇴장'을 선언했다.

양 전 비서관과 함께 '3철'로 불렸던 이호철 전 비서관은 이미 문 대통령 취임식 날 "정권 교체로 할 일을 다 했다"는 말을 남기고 출국했다. 민주당 내에서 문 대통령 '호위 무사' 역할을 해 왔던 최재성 전 의원도 16일 "저는 권력을 만들 때 어울리는 사람. 문 대통령 주변에 인재가 넘친다"며 어떠한 임명직도 맡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측근과 가신의 발호는 정권을 망치는 제1 요인이었다. 정도 차이만 있었을 뿐 역대 정권이 거의 다 그랬다. 새로운 정권이 출범할 때마다 그 주역들은 저마다 '우리는 다를 것'이라고 큰소리쳤지만 결국 측근의 국정 농단·부정부패가 대통령을 불행하게 만들었다. 대통령은 말 잘 알아듣고 알아서 맞춰주는 참모들에 의존하기 마련이다. 부지불식간에 그런 사람들에 둘러싸이게 되면 불통·독선이 된다. 그런 점에서 문재인 정권을 만든 공신들의 자진 퇴장은 정권 성공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일부에선 대통령을 잘 알고 능력이 있는 참모들이 소신을 갖고 보좌하는 것이 낫다는 견해도 있다. 맞는 말이다. 다만 많은 국민이 문재인 정부가 '노무현 2기'가 아니라 그것을 뛰어넘는 정부가 돼주기를 원하고 있다. 양 전 비서관 같은 최측근은 무엇을 해도 오해를 받을 소지가 크다는 뜻이다. 양 전 비서관은 "저의 퇴장을 끝으로 패권이니 친문·친노 프레임이니 3철이니 하는 낡은 언어도 거둬 달라"고 했다. 이 바람이 이뤄져 친노·친문 같은 지긋지긋한 '친'자 용어들이 사라진다면 그 정치적 의미는 누구도 과소평가하지 못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