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14일 발사한 탄도미사일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거나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인 북극성 2형이나 개량형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북한은 이날 새벽 5시27분 평안북도 구성 일대에서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했다. 북한이 쏜 미사일은 동쪽으로 700여km를 비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브리핑에서 “현재 한미가 정밀 분석 중에 있다”며 “우리 군은 북한군의 도발 동향에 대해 예의주시하면서 만반의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했다.

일본에서는 이 미사일이 ICBM일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나다 도모미(稻田朋美) 일본 방위상은 이날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의 고도가 2000km를 넘은 것으로 추정된다”며 “신형 미사일일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이나다 방위상의 추정이 사실이라면, 북한 미사일의 최고 고도가 2000km를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북한이 작년 6월 발사한 무수단미사일의 최고고도는 약 1400km였다.

고각 발사로 쏜 미사일의 고도가 2000km를 넘었다면 정상 각도로 발사할 경우 사거리가 5000~6000km 정도 나온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탄도미사일의 사거리가 5500km를 넘으면 ICBM으로 분류되는데, 이는 북한이 이날 쏜 미사일이 ICBM일 수 있다는 관측이다.

미국 비영리 과학단체인 ‘참여 과학자 모임(UCS)’ 소속 물리학자인 데이비드 라이트는 이번 미사일의 사거리가 4500km에 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라이트는 “이번 미사일이 지난달 15일 북한 열병식에서 공개된 신형 이동식 2단 액체 연료 미사일일 수도 있다”면서 “지금까지 나온 정보가 정확하다면, 이 미사일은 무수단 미사일보다도 사거리가 훨씬 긴 것”이라고 했다.

미국의 괌까지는 3000km, 알래스카까지는 5500km, 하와이는 7000km이다. 북이 이날 발사한 미사일의 사거리가 4500km일 경우 괌은 사정거리 안에 들고, 미국 본토인 알래스카까지 위협하는 수준에 육박했다는 의미이다.

그러나 미국 태평양사령부는 북한 미사일의 비행 분석을 토대로 미국 본토를 사정권에 두는 ICBM은 아닌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이날 발사된 미사일이 북극형 2형이나 개량형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미사일 발사 장소로 추정되는 평북 구성은 북한이 지난 2월 12일 고체연료 기반의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인 북극형 2형을 발사한 곳이다.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지난달 27일 구성 방현비행장 북쪽에서 북극형 2형 미사일 발사에 쓰인 이동식 발사대가 인공위성에 포착됐다고 보도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