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사상 처음 조기 대선으로 치러지는 19대 대통령 선거에 쓰일 투표용지의 인쇄가 30일 시작됐다. 결국 보수·TK가 분열되고 후보 단일화를 이루지 못하는 상황에서 대선이 치러질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오전부터 시·군·구 선관위에서 지정한 인쇄업체에서 투표용지 인쇄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19대 대선의 투표용지 크기는 역대 최대인 가로 10㎝, 세로 28.5㎝로, 기호 1번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부터 기호 15번 김민찬 무소속 후보까지 역대 가장 많은 15명 후보의 이름이 인쇄된다.

보수·TK 등 반(反) 문재인 진영은 투표용지 인쇄에 착수하는 이날을 후보 단일화의 1차 마지노선으로 보고 있었다.

투표용지 인쇄 이후에는 단일화로 사퇴하는 후보가 나오더라도 투표용지에는 이름이 그대로 남아 단일화 효과가 반감되기 때문이다.

제19대 대통령 선거를 9일 앞둔 30일 오전 서울시 영등포구의 한 인쇄소에서 관계자가 투표용지 인쇄 상태를 살피고 있다.

김정선 한반도미래연합 후보가 지난 21일, 남재준 통일한국당 후보가 29일 각각 후보를 사퇴했지만 투표용지에서 이름이 빠지는 것은 아니다. 대신 남·김 후보자 이름 옆 기표란에는 ‘사퇴’라고 표시된다.

이날 이후로는 단일화를 위해 사퇴하는 후보가 나올 경우 투표용지에 사퇴 후보를 알리는 표시도 없이 투표 당일 투표소 입구에 후보자 사퇴 관련 현수막과 공고문을 게시할 뿐이다. 사퇴한 후보를 찍어 무효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선거일이 다가오며 보수층 결집 효과로 홍준표 후보가 뒷심을 발휘하고 있지만, 문 후보와 양강 체제를 이루던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로부터 빼앗아온 표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문 후보의 독주가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CBS노컷뉴스가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얼미터에 의뢰해 지난 27일~29일 조사해 30일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24~26일 조사 대비 안철수 후보는 1.9%포인트 떨어진 20.9%, 홍준표 후보는 3.7%포인트 상승한 16.7%를 기록해 선거운동 시작 이후 처음으로 오차범위(±2.5%) 내 접전을 보였다.

안철수로 확연하게 쏠리던 보수와 TK 표심이 시간이 지나면서 홍준표 후보와 안철수 후보, 또 일부는 유승민 후보까지 나뉘어 갈리고 있는 양상이다. 결국 이번 대선은 보수·TK가 분열되고 후보 단일화를 이루지 못하고 치러질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정계 관계자는 “시기가 늦어질수록 단일화 가능성은 점점 더 낮아질 것”이라며 “문재인 후보의 독주가 계속 이어질 경우, 한국당이나 바른정당이 정체성 훼손 논란을 감수하면서 굳이 ‘이기지 못할 단일화’를 할 필요가 없지 않겠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