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왕국' SM엔터테인먼트의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는 최근 "기존의 '보고 듣는 퍼포먼스'에서 '함께 즐기는 퍼포먼스'를 보여 드리고자 한다"고 말했다. SM엔터테인먼트가 음악적 화두(話頭)로 삼은 장르가 EDM(Electronic Dance Music)'이다. 전자음에 기반한 댄스 음악을 뜻하는 EDM은 클럽이나 페스티벌 등을 통해 20~30대 젊은이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SM은 지난해 10월 EDM 페스티벌을 처음으로 열었다. 다음 달 27일에도 서울 난지 한강공원에서 두 번째 페스티벌 '드림스테이션 리브 포 나우(Dream Station Live For Now)'를 개최한다.

지난해 7월 잠실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이네켄 프레젠트 스타디움’. EDM 페스티벌은 음악과 영상, 무대 등이 어우러진 화려한 쇼처럼 진행된다.

SM은 지난해 EDM 전문 음반사인 '스크림 레코드(ScreaM Records)'도 만들었다. 세계적인 DJ들과 걸그룹 에프엑스 같은 소속 가수들의 협업을 통해 신곡을 내놓는 체계를 갖춘 것이다. 대중음악 평론가 이대화씨는 "미국·유럽에서 포화 상태에 이르러 새로운 시장이 필요한 EDM 음악인들과 아시아에서 독보적 경쟁력을 지닌 SM엔터테인먼트의 계산이 서로 맞아떨어진 것"이라며 "EDM을 통해 SM엔터테인먼트가 음악적 색채를 다변화한다면 아시아 음악 시장에서는 파괴력이 상당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EDM이 국내 음악 시장의 주류로 부상하고 있다. 테크노와 하우스 같은 명칭으로 1980년대 유럽에서 인기를 얻기 시작한 EDM은 1990년대 말 미국으로 건너간 뒤 세계 음악계에서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국내 대형 경기장에서 관객 수만 명 규모로 열리는 EDM 페스티벌만 5~6개에 이른다〈〉. 국내 페스티벌에서는 EDM이 록과 힙합에 이어 '제3의 물결'로 떠오른 것이다. '서울 월드 디제이 페스티벌'과 '하이네켄 프레젠트 스타디움' 같은 EDM 페스티벌 연출가인 김은성 비이피씨탄젠트 대표는 "축제 규모와 관객 수 등을 기준으로 보면 한국에서 EDM은 록 페스티벌을 추월하고 있다"고 말했다.

격렬하고 빠른 템포와 반복적인 리듬, 매력적인 전자 음색의 결합을 통해 초대형 클럽에 온 듯한 해방감을 만끽할 수 있다는 점이야말로 EDM 페스티벌의 매력으로 꼽힌다. 5m 높이의 인형과 20m 길이의 대형 고래 모형, 4~5개에 이르는 무대 등 볼거리를 강조한 입체적인 연출도 다른 축제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강점이다. 이대화씨는 "EDM 페스티벌은 음악과 영상, 무대가 종합적으로 어우러진 거대한 쇼"라고 했다. 티켓 가격은 1일권 기준으로 7만~12만원대. 2~3일권을 구입할 경우 20~30%를 할인해준다.

오는 6월 열리는 울트라 뮤직 페스티벌 코리아는 잠실주경기장과 보조경기장, 주차장 등 서너 곳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공연이 펼쳐진다. 최근에는 국내 록 페스티벌에서도 EDM 계열의 음악인들을 초대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EDM 페스티벌이 우후죽순으로 늘다 보니 일부 인기 DJ의 중복 출연이나 과당경쟁, 공급과잉 같은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높다. 김은성 대표는 "매년 여름 7~8개에 이르던 국내 록 페스티벌이 2~3개로 줄어든 것처럼 EDM 페스티벌 역시 치열한 경쟁을 거쳐 장기적으로는 축소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대화씨는 "어떤 장르든 대형 페스티벌 못지않게 일상적 저변 확대가 중요하다"면서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다양한 음악을 즐길 수 있는 클럽 문화의 정착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