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대선(大選) 공식 선거운동기간이 시작된다. 5당 후보들은 지난 15일 후보 등록을 마쳤다. 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진정한 정권 교체",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국민과 함께 승리"를 얘기했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는 자신이 "보수의 대표"임을 주장했고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거침없는 개혁"을 약속했다. 초유의 현직 대통령 파면으로 급발진한 대선 열차는 22일 뒤에는 종착역으로 들어가게 된다. 국민의 엄정한 판단과 현명한 선택이 요구되는 시간이다.

이번 대선은 사상 처음으로 '야 대(對) 야' '진보 대 중도'의 구도로 진행되고 있다. 그 결과 여론 지지율이 불과 1~2주일 사이에 계속 급변하면서 출렁이고 있다. 이 와중에 국가 현안은 실종되고 상대에 대한 흠잡기 공방만 이어지고 있다. 앞으로 20여 일도 이렇게 흘러갈 가능성이 크다. 이 중대한 시기에 대통령이 이렇게 뽑혀도 되느냐는 개탄이 나오지 않을 수 없다.

대한민국은 지금 안보와 경제, 이중의 위기를 마주하고 있다. 김일성 생일인 15일은 넘겼지만, 북한의 6차 핵실험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이를 막기 위해 한반도 주변에 3개에 달하는 미 항모 전단이 대기하고 있다. 안보가 무너지면 모든 것이 끝이다. 그 안보가 위중한데 대통령을 뽑는 선거에서 안보는 주변으로 밀려나 있다. 후보들의 수준은 '미국의 대북 선제타격'에 대한 질문에, 덮어놓고 미국에 전화해 말리겠다는 선에 머물러 있다.

한국 경제는 노동·공공 등 구조 개혁을 하지 않으면 재도약할 수 없다. 대선 후보들 중 구조 개혁을 약속한 사람은 없다. 대신 재벌 개혁 등 정치적인 포퓰리즘만 춤춘다. 성장 없이 세금으로 일자리를 늘린다는 주장과 같이 경제를 정치처럼 다루려는 현상이 만연한다. 누구나 4차 산업혁명을 말하면서 정작 규제 개혁의 청사진 한 장 제대로 내놓은 후보가 없다. 심지어는 아직 제대로 된 공약집을 내놓지 않은 후보도 여럿이다. 이런 대선은 이번이 정말 마지막이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