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최근 한·미 연합 훈련을 비난하면서 미국 전략 무기들의 한반도 출격 횟수를 구체적으로 언급하고 있다. 자신들의 항공기 탐지·식별 능력을 과시하려는 의도로 분석되지만, 우리 정부는 "정확도가 상당히 떨어진다"고 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1일 "(미국이) 3월 28·29·30일에는 매일 B-1B 핵전략 폭격기 편대들을 남조선 상공에 끌어들여 우리에 대한 야간 핵 선제타격 훈련까지 벌였다"며 "3월 15~30일 기간에 B-1B 편대들을 5차에 걸쳐 연 9대나 출격시켰다"고 했다. 최근 들어 B-1B와 관련한 세 번째 보도였다. 북한이 '죽음의 백조'라 불리는 B-1B 출격일로 지목한 날짜는 다섯 개(3월 15·22·28·29·30일)다. 이 중 한·미 군 당국이 공식 발표한 것은 하나(22일)뿐이다.

미 전략폭격기 B-1B(맨 앞쪽)가 지난 22일 한반도 상공에서 한·미 전투기와 연합훈련을 하고 있다.

[북한 핵실험 임박 조짐... 미중 정상회담 결론 주목 ]

[한반도에 출동한 '죽음의 백조' B-1B 폭격기 비행 영상 ]

군 관계자는 "북한의 주장을 일일이 확인해주긴 어렵지만, 최근 B-1B가 수시로 한반도에서 폭격 훈련을 하는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북한이 출격 횟수(5회)는 비슷하게 맞췄는데 출격 시점, 훈련 내용, 출격 규모를 잘못 파악하고 있다"고 했다. B-1B가 스텔스 기능에 초점이 맞춰진 항공기가 아니어서 당연히 레이더에 포착될 수밖에 없지만, 북한의 식별 능력이 그만큼 높지 않다는 얘기다.

북한의 항공기 탐지·식별 능력은 F-35B를 통해 더욱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조선중앙통신은 "(3월 21~24일) 미제 침략군은 스텔스전투기 F-35B를 10차에 걸쳐 연 20여 대나 동원해 우리 중요 대상물들을 가상한 정밀타격 훈련에 열을 올렸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군 관계자는 "사실과 동떨어진 내용"이라며 "나흘간 6~8대가 투입됐다는 국내 언론 보도를 보고 대충 짐작해 발표한 것 같다"고 했다. 국책연구소 관계자는 "F-35B는 레이더 피탐면적(RCS)이 골프공 크기(0.0013㎡)라 기존 레이더로는 탐지 자체가 안 된다"며 "북한이 국내 언론 보도(25일) 후 닷새 만에 반응한 것만 봐도 출격 사실을 전혀 몰랐단 얘기"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