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남 검찰총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한 27일 점심을 구내식당에서 참모들과 함께 들었다. 그는 이날 아침 조회에서 대검 참모들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하기로 했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한다. 그는 지난 21일 박 전 대통령을 소환 조사한 뒤 6일간 수사팀과 일부 검찰 원로의 의견을 들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날 6시 40분쯤 별다른 말없이 퇴근했다.

지난 2015년 12월 청와대에서 박근혜(왼쪽) 대통령이 장차관(급) 임명식을 마치고 신임 김수남(오른쪽) 검찰총장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김수남 검찰총장, '朴 영장청구' 결정전 원로들에 자문 ]

김 총장은 지난 2015년 12월 10일 청와대에서 박 전 대통령으로부터 직접 임명장을 받았다. 자신을 임명한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게 된 것이다. 이런 사례는 사상 처음이다. 김 총장은 지난주 '내 운명으로 생각한다'며 주변에 심경을 내비쳤다고 한다.

김 총장은 현 정권 출범 직후인 2013년 4월 검찰 인사에서 유력한 고검장 승진 후보로 꼽혔다. 하지만 승진에서 탈락했다. 검찰 내에선 그의 선친인 고(故) 김기택 전 영남대 총장과 박 전 대통령의 '껄끄러운 관계' 때문이라는 말이 돌았다. 1988년 영남대에서 발생한 부정 입학 사건의 책임을 두고, 김 전 총장과 당시 영남대 재단 이사이던 박 전 대통령은 갈등을 빚었다고 한다. 김 전 총장은 이후 영남대 총장에서 물러났고, 2007년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 때는 이명박 후보를 공개적으로 지지했다.

김수남 총장은 고검장 승진에서 한 차례 탈락한 이후 수원지검장일 때 '이석기 내란 음모' 사건을 수사하며 2013년 12월 인사에서 고검장급인 서울중앙지검장이 됐다. 이 수사는 헌재가 통진당 해산 결정을 내리는 결정적 계기로 작용했다. 김 총장은 서울중앙지검장 시절엔 '정윤회 문건 사건' '산케이 지국장 사건'을 처리했고, 대검 차장을 거쳐 검찰의 총책임자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