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이 26일 전국 231개 투표소에서 18만1473명의 책임 당원을 대상으로 대선 후보 경선 현장 투표를 실시했다. 경선 투표율은 18.7%로 박근혜 전 대통령이 후보로 선출됐던 18대 대선 후보 경선 투표율 41.2%의 절반에 못 미쳤다. 이날 경선 결과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예비 경선과 여론조사에서 내내 앞섰던 홍준표 후보가 우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분석이 많았다.

한국당은 이날 투표 결과와 29~30일 실시되는 일반 국민 여론조사(샘플 수 6000명)를 각각 50%씩 최종 후보자 선출에 반영한다. 31일 서울 장충실내체육관에서 후보자 지명대회를 열 때 책임 당원 투표와 여론조사 결과를 합산해서 발표한다. 이날 진행된 현장 투표 결과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집계한 뒤 닷새간 금고에 보관했다가 31일 한국당 선관위에 전달된다. 투표가 이날로 끝났기 때문에 사실상 결과는 나와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홍 후보는 그동안 1·2차 예비 경선에서 다른 후보들을 큰 차로 따돌리고 1위를 해왔다. 여론조사에서도 다른 후보들에 앞서 있다. 이 때문에 당 관계자들은 "여론조사를 하는 날까지 이틀 동안 큰 격변이 없는 이상 홍 후보가 무난히 1위를 할 가능성이 많다"고 하고 있다.

26일 서울 여의도 KBS 본관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대선 경선 후보자 TV 토론회에 앞서 (왼쪽부터) 김진태·이인제·김관용·홍준표 후보가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는 누구?]

한국당 4명의 경선 후보(이인제·김관용·김진태·홍준표)들은 진행 중인 당원 투표를 의식해 이날 내내 치열한 신경전을 펼쳤다. 주로 선두 주자였던 홍 후보를 다른 후보들이 공격하는 패턴이 반복됐다. 이날 진행된 KBS TV 토론에서 김진태 후보가 "북한이 국가인지 아닌지 ○×로 이야기하라" "국가보안법이 있어야 하느냐 ○×로 대답하라"고 질문한 뒤 답변을 끊으려 하자 홍 후보는 "초등학생 토론도 아니고, 그렇게 물으면 안 된다"고 했다. 김관용 후보는 이날 홍 후보와 김진태 후보를 겨냥해 "(홍 후보는) '성완종 리스트 사건'과 (김 후보는) '선거법 위반 사건'에 연루됐는데, 당 선관위에서 긴급회의를 소집해 후보 자격을 심사하라"고 하기도 했다.

후보들의 막판 총력전에도 이날 최종 투표율은 18.7%로 낮았다. 한국당 관계자는 "후보들의 중량감이 떨어져 긴장감이 없었고, 보수층 분열 탓도 컸다"고 했다. 홍 후보는 지난 1차 예비 경선 여론조사(책임 당원 70%, 일반 국민 30%)에서 지지율 46%를 얻어 2위 그룹보다 최소 30%포인트 높았고, 2차에서는 그 격차가 더욱 벌어진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