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혁, "팬들 환호에 가슴 뭉클, 통증 없음에 만족"]

[OSEN=대전, 이상학 기자] "팬들의 환호에 뭉클한 마음이 들었다".

19일 대전 한화-kt전 시범경기. 승부가 9-1 kt 쪽으로 기운 9회초, 대전 홈 관중들이 갑자기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 외야에서 마운드로 향하는 '불꽃남자' 권혁(34)을 향한 갈채였다. 첫 타자 김동욱에게 초구 140km 직구를 던져 헛스윙을 이끌어내자 환호 소리는 더 커졌다.

지난해 8월21일 수원 kt전 이후 210일만의 실전 복귀전. 권혁에겐 7개월만의 마운드였다. 김동욱과 김사연을 우익수 뜬공, 이해창을 유격수 땅볼 처리하며 삼자범퇴로 깔끔하게 복귀 투구를 마쳤다. 모처럼 권혁의 시원시원한 투구를 지켜본 홈 관중들은 다시 박수를 쳤고, 권혁도 모자를 벗어 답례했다.

권혁은 "팬들의 환호에 감사했다. 마운드에 올라가면서 뭉클한 마음이 들었다. 기분 좋게 경기에 임했다"며 "7개월 만에 경기를 나가는 것이라 기대도 컸지만 불안한 마음도 있었다. 통증이 전혀 없다는 것에 굉장히 만족한다. 실전에서 타자를 상대하는 느낌을 체크해 보고 싶었는데 결과도 좋았다"고 말했다.

권혁은 지난해 8월24일 팔꿈치 염증으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돼 그대로 시즌 아웃됐다. 10월20일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았다. 5개월가량 재활에 집중했다. 통증 없이 순조롭게 페이스를 끌어올렸고, 첫 실전 투구까지 성공적이었다. 지금의 페이스라면 오는 31일 시즌 개막전에도 맞출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김성근 감독과 권혁 모두 개막 합류에 대해선 조심스럽다. 김성근 감독은 "권혁은 던지는 것을 봐야 한다. 아직 계산 속에 들어와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 후에도 김 감독은 "일단 경기에 나가 던진 것에 의미가 있다. 지금 투구 내용을 평가할 때는 아니다"며 개막 합류 여부를 답하지 않았다.

권혁도 "개막전 합류는 내가 말할 수 있는 게 아니다. 개막에 맞추기 위해 노력을 하고 있고, 판단은 감독님께서 하시는 것"이라며 "기본적으로 내가 갖고 있는 스피드를 끌어올려야 한다. 아직 몸 상태가 100%는 아니다. 당분간 구위 회복이란 숙제를 풀어나가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이날 권혁은 9개 공을 모두 직구만 던졌고, 최고 구속 142km를 찍었다. 최저 139km로 대부분 공이 140km 안팎으로 괜찮았다. 권혁은 "직구만 던졌는데 지금은 구종 테스트가 중요한 게 아니다. 좋았을 때와 비교하면 70% 정도인 것 같다. 몸 상태를 최대한 베스트로 만드는 것이 나의 일이다"고 강조했다.

성공적인 복귀전을 치렀지만 권혁의 개막 합류는 최대한 신중히 결정될 전망. 남은 시범경기에서 가늠해볼 수 있을 듯하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