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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학기가 막 시작된 이맘때 각 고교에는 시끌벅적한 분위기가 가득하다. 대부분 학교에서 3월 말까지 동아리원 모집 홍보가 진행돼서다. 입시전문가들은 최근 입시에서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의 비중이 커지면서 동아리 활동의 중요성이 높아졌다고 입을 모은다. 적극적인 동아리 활동을 통해 대입 합격률을 높일 수 있다는 의미다. 입시 전문가들의 도움으로 고교 신입생에게 도움될 동아리 선택 노하우를 알아봤다.

첫 단추는 정보 탐색이다. 학생이 가입할 수 있는 동아리 목록을 확인하고, 선발 시험을 치르는지 등을 확인하는 게 우선이다. 인기가 많고 정원이 제한돼 있는 동아리에 가입하려면 면접을 보거나 동아리 특성에 맞는 시험을 치르기도 한다. 오장원 단대부고 진로진학부장은 "교지편집부, 영자신문반, 방송반 등 학교에서 전통이 깊고 학생의 수요가 많은 동아리는 선발할 때 시험을 치르기도 한다"며 "이를 미리 알아둬야 합격률을 높일 수 있다"고 했다.

본격적으로 동아리를 고를 때 가장 중요하게 고려할 요인은 자신의 흥미다. 이는 꼭 (진학하려는 전공에 연계한) 전공적합도만을 의미하는 건 아니다. 동아리는 학생부에 3년 동안 꾸준하게 기록하는 항목이다. 관심 없는 동아리에 가입하면 지속적으로 활동하기 어렵다. 결국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에 내실 없는 내용을 기록할 수밖에 없어 오히려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김찬휘 대성마이맥 입시센터장은 "학생들이 동아리를 선택할 때 전공적합도를 맞추는 데 가장 얽매이는데, 이는 세부능력 특기사항 등 다른 항목에서도 충분히 보여줄 수 있다"며 "관심 있는 동아리를 선택하고 이에 대해 꾸준히 활동하면서 자기주도성이나 적극성 등 인성 측면을 강조할 수 있다"고 했다.

교내에 관심 분야의 동아리가 없다면 자율동아리를 조직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고 함께하려는 인원을 모은다면 자율동아리를 만들 수 있다. 다만 학교마다 허가 조건이 다르기 때문에 정보 탐색 과정에서 이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김 입시센터장은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고 준비를 철저히 할수록 양질의 학생부를 만드는 데 도움된다"고 했다. 이치우 비상교육 입시평가실장은 자율동아리를 개설해 우수한 학생부 기록을 만든 사례를 소개했다. "올해 경희대 회계세무학과에 학종으로 진학한 서울의 한 일반고 학생 사례입니다. 경제 공부를 하려는데 교내에 경제 과목 교사나 관련 동아리가 없는 상태였어요. 이 학생은 20회 정도 경제 이슈를 토의하는 활동을 하는 계획을 세워 사회 과목 교사에게 도움을 요청했어요. 결국 자율동아리를 조직해 1년 동안 꾸준히 진행할 수 있었죠. 전공적합도를 보여주면서 적극성과 리더십을 동시에 보여준 좋은 사례입니다."

입시전문가들은 동아리 활동을 할 때 '선택과 집중'을 강조했다. 동아리 항목은 학년당 500자만 기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임연주 오금고 진로진학부장은 "동아리 활동 중에서 의미 있는 내용만 기록하기에도 500자는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에 다양한 동아리에 참여하는 것보다 관심 있는 동아리 1~2개에 집중하는 게 낫다"며 "동아리에서 활동한 내용과 느낀 점 등을 매번 적어두면 나중에 자기만의 풍성한 학생부를 만드는 데 도움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