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톱(top) 10'의 벽은 높았다. 이른바 SKY(서울·고려·연세대)를 비롯한 한국 주요 대학은 올해도 세계 대학 학과별 순위에서 10위권 진입에 실패했다. 영국의 글로벌 대학 평가 기관 QS(Quacquarelli Symonds)는 7일 '2017 세계 대학 평가 학과별 순위'를 발표하고 46학과(전공)별 랭킹을 발표했다. QS는 올해 한국 대학들이 46분야의 상위 20위권에 총 14번 이름을 올려 지난해(8번)보다 성적이 좋아졌다고 분석했다. 이렇게 여러 한국 대학이 중상위권에서 선전했지만 최상위권 진입은 이번에도 실패한 것이다.

◇서울대 어문 계열 세계 11위

QS 학과별 랭킹은 세계 대학의 학과를 법학, 의학, 경제학 등 46학과로 나눠 200위까지 매긴다. 이공계 학과는 MIT와 스탠퍼드, 의학·법학·경영학은 하버드, 인문사회과학은 옥스퍼드 등 전통 명문대들이 1위를 휩쓸었다. 학과별 1위에 가장 많이 오른 대학은 하버드(15회), 그다음은 MIT(12회), 옥스퍼드(5회) 순이다. 한국은 모두 37대학이 46분야에서 200위 안에 총 372회 이름을 올렸다. 한국 대학이 차지한 비율은 전체의 3.26%로 일본(3.23%)을 앞질렀다고 QS는 평가했다.

국내 대학 가운데 어문(語文) 계열 학과에서 서울대가 지난해보다 5계단 오른 11위를 차지해 국내 대학 중 가장 순위가 높았다. 이어 같은 부문에서 고려대(24위), 성균관대(29위), 한국외대(34위) 등이 뒤를 이었다. QS는 "서울대는 예술·디자인 29위, 의학 40위에 오른 것을 비롯해 46학과 중 40학과에서 200위 안에 이름을 올렸고, 톱 20위권에 든 횟수도 지난해보다 두 배 늘어난 8회를 기록했다"고 했다.

◇한국 대학 호텔경영학과 선전

국내 대학이 주로 두각을 나타낸 것은 공학 계열이었다. 전체 공대 랭킹에서 카이스트가 14위, 서울대가 21위에 올랐다. 세부 전공별로는 ▲컴퓨터공학에서 카이스트 33위(작년보다 3계단 상승)·서울대 38위(2계단 상승) ▲화학공학은 카이스트 15위·서울대 16위·포스텍 41위(각각 4계단 상승)·고려대 43위(새로 진입) ▲토목·구조공학은 카이스트 15위(9계단 상승)·서울대 24위(4계단 상승)·한양대 43위(새로 진입) 등이다. 5대 공학 계열 학과에서 모두 카이스트가 서울대를 앞섰다.

QS가 올해 평가부터 새로 도입한 호텔경영·레저 분야에서도 한국 대학이 선전했다. 세종대(26위), 경희대(31위), 연세대(35위), 고려대(40위) 등 네 대학이 50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아시아 경쟁국들에 뒤져

싱가포르, 중국, 일본 대학과는 달리 한국 대학은 이번에도 46학과에서 '톱10'에 든 대학이 없었다. 우리 대학들이 가장 높은 경쟁력을 보인 공대 랭킹에서도 싱가포르 난양공대(4위), 싱가포르국립대(7위), 칭화대(10위), 도쿄대(11위) 등보다 뒤졌다. 화학공학은 일본 교토대(6위)·도쿄대(10위)가, 토목공학은 싱가포르국립대·칭화대(공동 5위)·홍콩대(9위)가, 전자공학에서는 난양공대(6위)·칭화대(7위) 등이 톱10에 들었다. 치의학에서는 홍콩대가 1위, 일본 도쿄의치과대학이 3위에 올랐고 서울대는 25위였다.

QS의 마틴 인스 자문위원장은 "최상위권에서 미국 대학 강세가 뚜렷해 아시아 대학이 최상위권에 들어가기가 여전히 쉽지 않다"고 분석했다.

[알려왔습니다]
QS(Quacquarelli Symonds)는 지난 7일 발표한 '2017 세계 대학 평가 학과별 순위' 중 '스포츠 관련 학과' 순위에서 서울대를 7위(아시아 1위)로 수정한다고 21일 알려왔습니다. 7일 QS가 발표한 내용에 서울대는 스포츠 관련 학과 순위 100위 이내에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QS측은 "서울대는 스포츠 관련 학과가 '체육교육학과' 한 곳인데, 학과를 분류하는 과정에서 '교육학' 쪽으로 포함해 '스포츠 관련 학과' 순위에서 서울대가 빠졌다"며 "서울대의 의견을 받아 다시 살펴보니 '스포츠 관련 학과'에 넣는 것이 적합하다고 판단해 랭킹을 수정했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