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배치에 대한 중국의 경제 보복 강도가 심해지면서 한국 국민들의 반중(反中) 감정도 부글부글 끓고 있다.

롯데 등 한국 기업들이 중국 당국의 표적이 돼 막대한 피해를 입고 있는데 탄핵 정국에 휘말려있는 우리 정부가 외교력을 거의 발휘하지 못하는 걸 보면서 쌓인 국민적 분노가 중국인·중국 제품에 대한 반감으로 터져 나오고 있다.

5일 대전의 한 도로에서 목격된 택시 차량의 뒷범퍼 쪽엔 '중국은 반성하라', '중국인 승차 NO' 라고 적은 종이가 붙어 있었다.

'승차 거부' 시비에 휘말릴 것을 각오하고 중국인은 태우지 않겠다는 택시 기사의 의지가 엿보이는 장면이다.



중국의 대표 맥주 브랜드 '칭다오 맥주(靑島啤酒)'도 반중 감정의 타깃이 되고 있다.

명동에서 근무하는 한 대기업 임원은 "어제 점심때 중식당에 갔었는데 간단히 반주로 맥주를 마시려했더니 칭다오 밖에 없었다"면서 "중국 하는 짓이 꼴사나워 칭다오는 먹기 싫어 그냥 국산 소주를 시켰다"고 말했다.

칭다오 맥주 수입사 비어케이 관계자는 "최근 칭다오 맥주 판매량이 증가해 수입량을 늘려잡았는데 불매 운동이 본격화 될까바 걱정"이라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륙의 실수'로 불리며 인기몰이를 한 '샤오미' 제품이나 TCL, 하이얼 등 중국산TV에 대한 불매 움직임도 있다. 이들 제품은 아직 국내 시장 점유율이 높은 편은 아니나 저가형 스마트폰, TV 시장 등에서 약진하고 있다. 하지만 반중 정서가 고개를 들면서 국내 판매에 적잖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여행업계에도 반중 정서 기미가 나타나고 있다. 각 여행사에는 사드 배치가 결정된 이후 예약한 중국행 항공권을 취소할 수 있는지를 묻는 문의 전화가 잇따르고 있다.

모두투어 관계자는 "중국행 티켓 취소가 확연히 드러나는 수준은 아니지만, 몇몇 패키지 상품은 벌써 중국 일정을 빼고 있는 상황"이라며 "중국에 대한 거부감과 '중국 여행이 안전하지 않을 것'이란 우려감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인터넷과 소셜미디어(SNS) 등에서도 중국 제품 불매운동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 있다.

중국 무역 보복 관련 기사엔 "언제까지 속수무책 당하고 있을 거냐. 우리도 차이나타운 강제 철거, 중국 투자금 회수, 중국 관광 금지 등 대책을 강구하자"는 식의 댓글이 달리고 있다.

한편 부산고검장을 지낸 원로 법조인 최환(74·사법시험 6회) 변호사는 7일 보도자료를 내고, "중국은 사드 압박을 즉각 중단하라"며 '롯데 상품 구매운동'을 벌이겠다고 공개 선언하기도 했다.

최환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