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연봉 1억원을 넘게 받는 직장인은 77만340명으로 집계됐다. 소득 상위 5%에 해당하는 연봉이다.

본지가 20일 건강보험공단에 작년 12월 신고된 회사원·공무원·사립학교 교직원 등 직장인 1580만5413명의 소득(세금 공제 전 액수) 데이터를 입수해 분석한 결과다. 기업체의 경영주·회사원은 물론 의사·변호사 등 고소득 전문직, 공무원·교사들이 모두 포함됐다.

10년 전인 2006년만 해도 직장인들에게 1억원은 '꿈의 연봉'이었다. 전체 직장인의 소득 상위 1%에 해당됐다. 하지만 작년 집계한 억대 연봉자는 77만여명으로 10년 만에 5배 증가했다. 이제는 직장인 전체 소득 상위 1%에 속하려면 1억5000만원(월 1250만원·1만6146명) 이상 받아야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억대 연봉자 열 명 중 여덟은 40대(31만666명)와 50대(30만6274명)가 차지했다. 이어 30대(8만2043명), 60대 이상(6만9006명), 20대(2325명), 10대(26명) 순이었다. 여성 억대 연봉자는 9만1071명 으로 2011년(2만8600명)보다 3.2배 늘었고, 40대(4만1149명)가 가장 많았다.

최고액 연봉을 받는 직장인은 연봉이 2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건보공단은 "개인 정보라 누구인지 공개할 수 없지만 대기업 소속 직장가입자"라고 말했다. 그를 포함해 월 10억원(연봉 120억원) 넘는 '수퍼리치' 직장인은 60대 8명, 50대 2명, 40대 1명 등 11명이었다. 자본시장법에 따라 5억원 이상 연봉을 받는 상장회사 등기임원들은 2013년부터 연봉을 사업보고서에 의무 공개하고 있다. 하지만 재계 관계자는 "수퍼리치 직장인 중 일부는 상장사 등기임원으로 등재되지 않은 경우여서 파악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월 1억5000만원(연봉 18억원·소득상위 0.01%) 넘게 버는 직장인은 모두 1888명(남성 1736명, 여성 152명)으로, 대부분 삼성전자 등 대기업 임원들과 일부 대형 로펌의 변호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50대가 795명으로 가장 많았고, 60대 이상(587명), 40대(432명), 30대(69명), 20대(5명) 순이었다. 20대 직장인 5명은 모두 여성으로, 대기업 오너의 가족인 것으로 파악된다.

전체 직장인의 월급 총액은 51조원이었다. 전체 평균은 323만754원, 중위 월급(전체 직장인을 한 줄로 세웠을 때 맨 가운데 속하는 소득)은 월 250만원에 약간 못 미쳤다. 평균 월급과 중위 월급 간 차이가 큰 것은 고액 연봉자와 저소득 직장인 간 소득 격차가 심하기 때문이다. 상위 10%(월급 650만원) 직장인들이 전체 월급의 32%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