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강원도와 평창은 10년 넘게 온갖 고생을 했다. 2003년 체코 IOC(국제올림픽위원회) 총회와 2007년 과테말라 총회에서 평창은 동계올림픽 유치 낙방의 쓴맛을 봤다.

'3수'째인 2011년 남아공 더반 총회에서야 '2018 동계올림픽 개최지, 평창' 소리를 들었다. 유치 확정 후에도 분산 개최, 경기장 건설과 관련된 환경 훼손 논란을 겪었다. 그래도 1988년 서울올림픽 이후 30년 만에 한국에서 세계인의 축제가 치러진다는 사실에 전 국민이 환호했다.

개막일(2018년 2월 9일)을 1년 앞둔 9일, 강릉 하키센터에선 'G-1년 공식 카운트다운 기념행사'가 열렸다. 'G-1년'은 '게임 데이(Game Day)'의 약자로, 디(D)데이와 같은 의미다.

평창 성화봉 전달하는 김연아 - 평창올림픽(2018년 2월 9일 개막)이 1년 앞으로 다가왔다. 9일 개최된 올림픽 1년 공식 카운트다운 행사(강릉 하키센터)에서 김연아(왼쪽서 둘째)가 크로스컨트리 유망주 김마그너스에게 성화봉을 전달하는 모습. 전통 백자를 모티브로 한 성화봉은 이날 처음 일반에 공개됐다.

이날 행사에선 평창 동계올림픽 성화봉과 성화 봉송 유니폼이 공개됐다. 성화봉은 한국 전통 백자를 모티브로 삼아 제작했다. 성화 봉송 주자들이 입을 유니폼은 흰색을 바탕으로 오륜기의 색과 패턴을 사용했다. 118만장의 대회 입장권도 이날 공식 판매 시작이 선언됐다. 올림픽이 성큼 다가왔음을 실감케 했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정세균 국회의장도 참석해 올림픽 1년을 축하했다. 2010년 밴쿠버 올림픽 피겨 금메달리스트 김연아는 "많은 분이 평창을 찾아 우리 선수들을 응원해 달라"고 당부했다.

하지만 이 자리는 전 세계인들의 축하를 받는 동시에 '평창의 고민'이 교차했던 자리였다. 기념행사를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에는 외신 기자 150여명이 참가해 올림픽에 대한 관심을 나타냈다. 국·내외 언론들로부터 날카로운 질문도 나왔다.

평창의 현재는 '하드웨어는 자신, 소프트웨어는 우리도 고민'으로 요약된다. 이희범 조직위원장은 "경기장 시설은 완벽하고, 테스트이벤트도 성공적으로 치러지고 있다"고 했다. 실제 그간 치러졌던 테스트이벤트 참가 선수들은 시설에 대해 "완벽에 가깝다"고 호평했다.

1년후 전세계 여러분을 평창에 초대합니다… 카운트다운 축제 개막 - 2018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을 1년 앞둔 9일 강원도 강릉하키센터에서 개최된 ‘2018 평창 동계올림픽 G-1년 기념행사’에서 축하 공연이 열리고 있다. 이날 행사에는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정세균 국회의장, 구닐라 린드버그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조정위원장, 평창올림픽 홍보대사 피겨퀸 김연아 등 주요 인사를 포함, 총 8500여명이 참여해 올림픽 성공을 기원했다. 19일까지 강릉·평창·정선 등 일대에서 다양한 문화행사가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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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올림픽이라는 축제를 위한 다른 소프트웨어'였다. 이 조직위원장은 "숙소, 식당, 지역 관광시설 개선과 편의 시설 등은 아직 미비한 부분이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 남은 1년은 이런 문제 개선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평창 조직위의 분위기도 마찬가지였다.

이날 만난 한 조직위 관계자는 "경기 시설과 대회 운영 자체는 조직위가 해결할 수 있지만 숙박 문제, 식당 개선 등 외적인 문제는 직접 해결이 어려운 것이 많다"고 했다.

올림픽 열기가 타오르지 않는 것도 평창의 고민 중 하나다. 2일 한국갤럽이 발표한 평창 동계올림픽 관련 여론조사에 따르면 평창 동계올림픽에 대해 '관심 없다'고 답변한 응답자가 전체의 49%, '관심 있다'고 답변한 이가 48%였다.

외신 기자들로부터는 "대통령 탄핵으로 시국이 어렵지 않으냐" "북한은 평창에 참가하는가. 안보는 자신할 수 있는가" 하는 질문도 여러 차례 나왔다. 조직위는 "정치적 이슈는 극복할 수 있고, 북한의 참가는 환영한다. 한반도 긴장도 심각하지 않다"고 응수했다.

한 독일 일간지 기자는 "정치·국제적 변수에 대한 답변이 모호했다. 평창은 외국인이 다니기에 불편한데, 소프트웨어를 구체적으로 어떻게 개선한다는 건지 충분한 답을 듣지 못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