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익 성향의 일본 산케이신문이 일본 강점기 조선인 강제징용이 이뤄졌던 하시마(端島, 일명 군함도) 탄광을 배경으로 한 한국영화 '군함도(감독 류승완)'와 아동용 그림책에 대해 "거짓 폭로"라고 주장했다. 영화 군함도는 오는 7월 개봉 예정으로 최근 예고편만 공개됐다.

산케이는 8일 '군함도는 지옥도…한국 영화와 그림책이 탄광 직원을 강제징용 소년으로 날조'라는 제목의 1면 머리기사에서 영화 '군함도'의 선전 문구와 좁은 공간에서 채굴 작업을 하는 한반도 출신 소년들, 가스 폭발 위기에 처하면서도 작업을 하는 징용자들의 모습을 담은 예고편 등을 소개한 뒤 "사실과 다르다"고 보도했다.

또한 지난해 출간된 아동용 그림책 '부끄러운 세계문화유산 군함도(저자 윤문영·우리교육)'에 대해서도 "그림책이 나온 2016년은 위안부가 '소녀상'으로 각광받던 때로 조선인 소년 광부는 (위안부 소녀상의) 소년 버전"이라고 주장했다.

산케이는 귀화한 한국계 일본인 정대균 수도대학도쿄 명예교수가 "전시에 일본 탄광에서 조선인 소년 광부가 없었다는 건 관계자라면 누구나 알고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한국이 관민을 동원해 하시마섬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에 반대했는데, 영화와 그림책은 그 운동의 일환"이라며 하시마 출신자들의 말을 인용해 "(군함도는) 아우슈비츠(나치의 유태인 수용소)와는 다르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국무총리실 소속 '대일항쟁기 강제동원 피해조사 및 국외 강제동원 희생자 등 지원위원회'가 만든 '사망 기록을 통해 본 하시마 탄광 강제동원 조선인 사망자 피해실태 기초조사'에 따르면 하시마 탄광에는 조선인 600명이 끌려갔으며, 이들 중 질병, 익사, 탄광 사고 등으로 숨진 사람만 122명(20%)에 이른다.

지난 2015년에는 "형무소 징역하고 똑같았다. (노역이 힘들어서 스스로) 다리를 자르고 싶었다", "거기서 죽었다 싶었다" 등 군함도 강제노동 피해자들의 증언 기록도 공개된 바 있다.

일본은 지난 2015년 한국 등 주변국의 반발에도 군함도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해 논란이 일었다. 유네스코의 자문기관이 시설의 전체 역사를 알 수 있도록 하라고 일본에 권고했지만, 일본 측은 권고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아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영화 '군함도'는 일본 강점기 군함도에 강제 징용된 조선인들이 목숨 건 탈출을 시도하는 내용으로, 예고편이 공개된 뒤 반나절도 안돼 조회 수가 100만을 돌파하는 등 큰 관심을 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