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에 출석한 고영태씨


부영그룹이 K스포츠재단에 제주도 토지를 지원하는 대신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에게 체육연맹회장직을 주는 방안을 최순실(61)씨가 검토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열린 최씨와 안종범(58)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고영태(41)씨는 부영그룹이 K스포츠재단이 추진한 '5대 체육 거점 사업'에 대한 지원 의사를 전했을 때, "최씨 입에서 직접 '건설사가 땅을 주겠다고 하니 이 사람에게 회장 자리를 하나 주고 토지를 받는 게 좋겠다'고 말하는 걸 들었다"고 밝혔다. 여기서 언급된 건설사가 부영그룹인 것이다.

하지만 당시 부영 측에서 세무조사 무마를 조건으로 내세우면서 이 같은 '거래'는 무산됐고, 5대 거점 사업 기부금은 롯데그룹의 몫이 됐다.

검찰은 이 같은 고씨 증언에 "당시 최씨에게서 그런 말을 들었을 때 그럴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받아들였느냐"고 묻자, 고씨는 "더블루K에서 일해본 결과 그런 게 가능하다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앞서 고씨는 자본금 1억원 규모의 더블루K가 청와대에 보고되는 스포츠사업 전면개편방안에 대한 컨설팅을 맡게 된 배경에 대해서도 "대통령과 최씨, 김종 차관 관계라고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