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산드르 티모닌〈사진〉 주한 러시아 대사는 3일 "한국에 사드 배치가 이뤄지면 러시아는 필요한 결론을 내릴 수밖에 없다"며 "자국(러시아)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일정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중국과는 달리 "양국 경제협력이 사드 배치 문제보다 더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한국말로 "걱정하지 마십시오"라고 말했다. 티모닌 대사는 이날 서울 중구 정동 러시아대사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사드 배치가 한·러 관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가"란 질문을 받고 "사드가 배치되지 않기를 기대한다"면서 이같이 답했다.

티모닌 대사는 "러시아는 대한민국에 배치되는 사드도 미국 미사일 방어(MD) 전략의 일환으로 보고 있다"며 "MD가 (러시아) 국경을 따라 배치되기 때문에 우리나라 안보에 대한 위협이 된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으로 미·러 관계가 개선되면 사드 문제에 대한 러시아의 입장이 바뀔 수 있는가"란 질문에 티모닌 대사는 "어떤 경우에도 러시아는 사드 배치에 부정적일 것"이라고 했다.

중국의 사드 보복 조치에 대해서 그는 "중국은 강대국이며 중국 지도부는 자국 이해관계에 부합되는 결정을 할 수밖에 없다"며 우회적으로 이해를 표시했다. 그러나 티모닌 대사는 "(한·러) 양국 경제협력이 사드 배치 문제보다 더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사드 배치보다) 경제·문화 등 협력에 대해 더 얘기하고 싶다"고 했다. "러시아 정부가 대한민국과의 협력 수준을 낮추려고 취한 조치는 하나도 없었다"며 "걱정하지 마십시오"라고도 말했다. 티모닌 대사는 또 "현재 한국 내의 복잡한 정치 상황이 모든 경제협력에 악영향을 끼치지는 않는다"며 "러시아를 주축으로 벨라루스, 카자흐스탄, 아르메니아가 참여하고 있는 유라시아 경제연합과 대한민국 사이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위한 준비 과정이 지금 시작 단계에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