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남자 프로농구 KGC인삼공사와 SK의 안양실내체육관 경기는 원래 8000원인 2층 전 좌석 가격이 3000원으로 책정됐다. KBL(한국농구연맹)이 1997년 출범 당시 정한 학생 단체 가격이었다. 체육관 1층 로비에는 프로농구 20주년 기념 사진전도 열렸다. 모비스와 KCC가 맞붙은 울산 경기에선 1997년 태어난 팬들에게 3층 비지정석을 무료로 제공했고, 선착순 1997명에게 스포츠 음료도 내놨다. KBL 20주년 경기의 승자는 KGC인삼공사와 모비스였다. 인삼공사는 79대69, 모비스는 79대62 승리를 거뒀다.

KBL이 출범한 것은 정확히 20년 전인 1997년 2월 1일이었다.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내 2체육관에서 6066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안양 SBS스타즈와 인천 대우 제우스가 맞붙었다. 올 시즌까지 20년간 2100만명이 넘는 팬이 코트를 찾았다.

KBL이 출범 20주년을 맞아 제작한 프로농구 레전드 12명의 일러스트. 그동안 한국 프로무대에서 활약한 국내외 선수들을 망라했다. 선수들의 이름은 오른쪽에서 확인할 수 있다.

KBL은 1일 20주년을 맞아 프로농구 역사를 화려하게 수놓은 '레전드' 12명도 자체 선정해 발표했다. 한국 농구 최고의 테크니션으로 '농구 대통령'이란 별명을 얻은 허재(52) 현 국가대표 전임 감독과 통산 득점·리바운드 1위 기록 보유자인 서장훈(43)을 비롯해 조니 맥도웰(46), 문경은(46), 이상민(45), 전희철(44), 추승균(43), 현주엽(42), 주희정(40), 김주성(38), 애런 헤인즈(36), 양동근(36)이 최고 스타로 선정됐다. 이 중 문경은(SK)·이상민(삼성)·추승균(KCC)·전희철(SK)은 프로 지도자로 활약 중이고, 주희정·김주성·양동근은 현역으로 뛴다.

성장을 거듭한 KBL이지만 미래가 장밋빛만은 아니다. 1997시즌 95.5점이던 평균 득점이 올 시즌 79.8점(1월 31일 기준)이 됐다. 한 경기 평균 관중도 1997시즌 3651명에서 올 시즌 3057명으로 줄었다. 각 팀이 공격보다는 수비 농구에 치중하며 재미가 줄었다는 평가다. 외국인 의존도가 커져 초창기 '오빠부대'를 불러모은 국내 스타들을 대체할 샛별도 드물어졌다. 김영기 KBL 총재는 "선수 개개인이 고도의 기술을 갖춰야 까다로운 팬 입맛을 사로잡을 수 있다"며 "KBL과 구단, 선수들이 리그 상품 가치를 높이기 위해 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