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출사표를 던진 주자들이 '민간기업 3년 육아 휴직제', '육아휴직 의무할당제', '6시간 근무제' 등의 공약을 전면에 내세우며 '워킹맘' 표심 잡기 경쟁에 돌입했다.

젊은층 중 상당수가 '아이 낳고 키우기 힘든 사회'에 대한 불만을 갖고 있으며, 이들이 이번 대선을 통해 집중적으로 분노를 표출할 가능성이 있다는 게 정치권의 판단이다.

바른정당의 대권주자 유승민 의원은 비정규직 보호법 등과 함께 1차 어젠다로 '3년 육아휴직법'을 들고 나왔다.

현재 민간은 1년, 공공부문은 3년을 쓸 수 있는 육아휴직 기간을 민간·공공 공통 3년으로 늘리고, 휴직 수당을 현재 통상임금의 40%(최대 100만원)에서 60%(200만원)로 대폭 확대하는 게 골자다. 휴직 사용 횟수도 지금은 1회로 제한돼 있지만, 법안은 3번에 나눠 쓸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육아휴직 사용 가능 시기를 현재의 '만8세 또는 초등학교 2학년까지'에서 '만 18세 또는 고등학교 3학년까지'로 확대하자고 제안했다.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 중식당에서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이 '워킹맘, 워킹대디 초청 간담회'를 열고 한 참석자의 잔을 채워주고 있다.


대선 출마를 선언한 정의당 심상정 대표는 부모가 3개월씩 반드시 육아휴직을 쓰도록 하는 '아빠·엄마 육아휴직 의무할당제'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심 대표는 23일 일명 '슈퍼우먼 방지법'이란 이름을 붙인 육아정책 패키지에 출산 휴가를 현행 90일에서 120일로 확대하고, 유급 배우자 휴가(현행 3일)를 30일로 확대하는 방안 등을 담았다.

심 대표는 "육아문제는 장시간 노동을 강요하는 한국사회의 문제"라면서 "혹사 받는 노동자를 지켜내는 과제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정의당 대선후보인 심상정 상임대표가 '슈퍼우먼방지법' 대선공약발표를 하고 있다.

지지율 1위를 달리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는 ‘일자리 공약’의 한 축으로 근로시간 감축을 내세우면서, 미취학 아동의 부모가 임금 감소 없이 하루 6시간만 일할 수 있는 정책을 만들겠다고 했다.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할 때까지는 근무시간을 오전 10시~오후 4시까지로 단축하는 식으로 유연 근무제를 선택할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지난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싱크탱크인 '국민성장' 주최로 열린 정책포럼 기조연설을 통해 일자리 정책을 발표하고 있다.


인터넷 워킹맘 커뮤니티에선 하나 둘 경쟁적으로 등장하는 육아 관련 공약을 놓고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다.

네이버 한 육아 카페는 "정책이 나와도 실행하는 것은 회사 마음 아니냐. '출산 후 3개월 휴직하면 복직 가능, 더 쉴 거면 퇴사'가 현실인데 3년 육아휴직은 그림의 떡일 뿐", "1년 육아휴직이라도 눈치 안 보고 썼으면 좋겠다", "주5일제도 처음엔 어느 나라 얘기냐고 하지 않았나. 3년 육아휴직도 차차 정착된다면 경단녀(출산·육아를 이유로 직장경력이 단절된 여성)가 줄어들지 않겠나" 등의 의견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