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억엔은 소녀상 철거용?... 한일 위안부 합의 논란]

[난징 대학살 사건]

일본 대형 호텔 체인이 난징 대학살과 일본군위안부를 부정하는 우익 서적을 객실에 비치해 불매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 16일 미국인·중국인 관광객들이 일본의 대표적 비즈니스호텔 체인 아파(APA) 호텔에 묵은 뒤 이 호텔 객실에 우익 서적이 비치되어 있다고 알리는 10분짜리 동영상을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에 띄웠다.

아파 호텔은 호텔·골프장·리조트·스키장 등을 거느린 아파 그룹 주력 회사다. 일본 전국 413곳에 있다. 교통이 좋고 방값이 싸서 회사원과 단체 손님이 많다. 고객 40%가 한국인·중국인이다.

창업주 모토야 도시오(元谷外志雄·73) 대표는 맨손으로 연 매출 900억원짜리 그룹을 일군 이후 우익 잡지 발행에 몰두했다. 그는 "일본 군이 30만명을 죽였다는 증거는 없다" "위안부는 허구인데 한국이 국익을 위해 이용한다" 등의 내용이 담긴 책을 써서 아파 호텔 객실마다 비치했다. 책에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장기 집권을 최대한 돕겠다" 등의 대목도 있다. 모토야 대표는 아베 총리 후원회 '아신(安晋)회' 간부다.

미국인 관광객은 동영상에서 "여러분이 이 호텔에 묵으면 이 사람이 돈을 번다. 이 사람이 그 돈을 어디 쓸지 알고 여기 묵을지 결정하기 바란다"고 했다.

중국 여론이 들끓었다. 뉴스·SNS를 타고 해당 동영상이 7400만회 넘게 재생됐다. 여행사들이 잇달아 이 호텔과 거래를 중단했다. 화춘잉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17일 "일본의 일부 세력이 역사를 왜곡하고 있다"고 했다. 아파 그룹은 정면으로 맞섰다. "일본은 언론 자유가 보장되어 있다"며 "책을 회수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업계 의견은 갈렸다. 한쪽에선 "서구 호텔 중 객실에 성경을 비치하는 곳도 있다"며 "어떤 책을 놓을지는 호텔의 자유이고, 싫으면 안 묵는건 고객의 자유"라고 했다. 이에 대해 "전쟁범죄를 부인하는 책과 성경은 다르다"는 반박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