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귀국 1주일... 지지율 안올라 위기]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귀국한 지 1주일이 지났다. "먼저 국민의 민심을 듣겠다"며 전국을 다니는 중이다. 이제 곧 그의 생각과 비전을 밝힐 때가 올 것이다. 그런데 지난 1주일간의 모습을 본 많은 사람이 "대체 무엇을 하자는 것인지 모르겠다"는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어정쩡해 보이는 이 기간 동안 반 전 총장을 공격하려는 세력들이 거의 매일 작은 꼬투리를 잡고 있다. 그런데 반 전 총장의 1주일 중 기억에 남는 것은 이 하찮은 시비밖에 없다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모두 그가 중요한 시기에 제대로 보여준 것이 없었기 때문이다.

최근 반 전 총장의 동선(動線)을 보면 국민에게 무언가 분명한 자신만의 메시지를 던지는 것이 아니라 그저 모두를 만족시키기 위해 여기저기를 오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팽목항만 가느냐는 비판이 나오자 천안함도 찾는 식이다. 사드 배치는 재확인했지만 국제 외교 무대에서 잔뼈가 굵은 전문가가 한·일 위안부 합의 재협상을 시사한 것은 다른 대선 주자들과 하나도 다를 것 없는 아마추어처럼 보였다. 심각한 경제 위기에 대한 해법으로 미래 지향적인 비전은 없이 '재벌 개혁'을 들고나온 것도 무책임한 대중 정서의 뒤를 따라다니는 것이다.

귀국할 때만 해도 "당장 어떤 정당에 바로 들어가는 건 아니다"라고 했다. 그런데 지난 16일 "당이 없으니 돈과 관련된 문제가 많이 힘들다. 홀로 하려니 금전적인 것부터 빡빡하다"고 말했다. 마치 돈이 부족해 입당하는 것처럼 들릴 수 있는 말이다. 아무리 비공개를 전제했다고 해도 엄중한 상황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지 않을 수 없다. 조기 대선이 치러지게 되면 투표일까지 남은 시간이 얼마 없다. 반 전 총장이 이른 시간 내에 왜 대통령이 되려는지, 대통령으로서 무엇을 하려는지에 대해 다른 사람은 결코 흉내 낼 수 없는 자신만의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면 상황은 더 어려워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