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균관대 아동청소년학과 최인수〈사진〉 교수의 기초 교양 강좌 '창의적 사고'는 수강 신청 하는 날 학교 서버가 열리자마자 몇 초 만에 정원 70명이 마감될 정도로 인기가 높다. 학생들 사이에서 "3수해서(세 학기째 시도한 끝에) 겨우 신청했다"는 성공담이 나올 정도다. 수업의 난도(難度)는 만만치 않다. 기말·중간고사를 다 치르는 데다 과제도 많고, 지각하면 감점을 받을 정도로 출결 관리가 깐깐하다. 그래도 학생들은 "다른 수업에는 없는 독특한 경험을 해볼 수 있기 때문에 도전한다"고 입을 모았다.

최 교수는 한 학기 내내 모든 수강생에게 '평생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일 경험하고 체험 수기 제출하기'라는 장기 과제를 내준다. 학생들은 그동안 시도는 못 하고 마음에 담아두기만 했던 일에 본격 도전한다. 디자인학과 김봄씨는 '장애가 있는 예술인들의 어려움을 간접 체험해보기 위해' 손의 도움 없이 살아보기를 시도했다. 일주일간 멀쩡한 오른손에 깁스를 하고 다녔다. 미술 실습조차 하기 어려웠지만 꾹 참고 장애를 견뎠다. 영상학과 우승민씨는 4만3444번 뜨개질해서 스웨터를 짜고 자선 장터에 기부했다. 또 다른 학생은 대기업 광고 공모전에 응모했는데 아이디어가 채택돼 실제 TV 광고로 제작되기까지 했다. 이 밖에 학생들은 '환경보호 1인 시위' '유기견 구조 활동' 등 다양한 과제를 수행했다.

최 교수는 "우리나라 학생들은 자신이 창의적이지 못하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서 새로운 일에 대한 도전을 어려워 한다"고 말했다. 최 교수에 따르면 '한 번도 안 해본 일 해보기'는 부담이 적으면서도 창의성을 계발하는 데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그는 "경험이 전혀 없는 일을 해보며 잠재력과 개방성을 키우고, 도전하면서 창의성을 기른다"며 "학생들 스스로 미처 몰랐던 가능성을 깨닫게 해주기 때문에 반응이 좋은 것 같다"고 했다. 이 수업으로 최 교수는 2012년 성균관대 '베스트 티처'상을 받았다.

최 교수는 또 "창의적 인재를 키우는 데만 주력할 게 아니라 창의 인재를 알아보는 사회적 안목도 함께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 개인의 능력이 탁월하다 해도 제대로 된 평가자가 없다면 그 재능은 묻힌다"며 평가자로서 사회 전체의 수준이 높아져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