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과 문재인 전 대표는 새해 첫 업무가 시작된 2일 "2017년은 역사상 가장 큰 도전과 변혁이 시작되는 해"라며 기세를 올렸다. 민주당과 문 전 대표는 새해 각종 여론조사에서 정당 지지율과 대선 주자 지지율에서 다른 정당과 후보들을 크게 앞선 결과에 고무됐다. 문 전 대표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제가 앞서는 결과가 나와 국민께 감사드린다. 반드시 정권 교체를 이루겠다"고 했고, 정세균 국회의장은 문 전 대표에게 "새로운 대한민국의 주인공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문 전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정유년은 닭의 해로, 닭의 울음소리는 세상의 새벽을 알리는 시작"이라며 "2017년 대한민국은 완전히 새로운 나라로 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 전 대표는 "정유년 대한민국은 이순신 장군의 재조산하(再造山河·나라를 다시 만든다) 정신, 고종의 이루지 못한 새로운 나라의 꿈이 합쳐져 우리 역사상 가장 큰 도전과 변혁이 시작되는 해로 기록될 것"이라고 했다. 1597년 정유년 이순신 장군의 명량대첩, 1897년 정유년 고종의 대한제국 선포를 언급한 것이다.

함박웃음 - 문재인(왼쪽) 전 민주당 대표와 정세균 국회의장이 2일 국회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정 의장이 문 전 대표에게 “대한민국의 주인공이 되길 기대한다”고 하자, 문 전 대표는 “올해 들은 최고의 덕담”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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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전 대표는 이어 정 국회의장을 만났다. 문 전 대표와 정 의장은 민주당에서 범(汎)친노계로 비교적 가까운 사이지만 최근 정 의장은 문 전 대표의 '탄핵이 기각되면 혁명' 같은 발언에 대해 "좀 과하다"고도 했었다. 그러나 이날 두 사람 회동은 서로 치켜세우는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정 의장은 "문 전 대표가 이제 국민의 기대에 부응해 새로운 대한민국의 주인공이 되길 기대한다"고 했다. 이에 문 전 대표는 "감사하다. 올해 들은 최고의 덕담"이라고 답했다. 문 전 대표는 "광장에서 국민의 목소리가 분출하고 있다. 대의민주주의가 작동하지 못해 최근의 사태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비공개 회동에서 문 전 대표는 "적폐 청산과 사회 대개혁이라는 국민 요구에 대해 추진 가능한 과제들은 국회에서 빠르게 해결해 나가는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 달라"고 했다. 그러면서 선거 연령을 현행 만 19세 이상에서 18세 이상으로 하향 조정할 것과 조기 대선의 경우 2018년부터 재외동포들에게 투표권이 부여되는데 올해부터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법을 고쳐야 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정 의장은 "선거 연령 인하는 국회가 가장 먼저 추진해야 할 사항"이라면서 "각종 개혁 과제에 대해서도 정당들이 법안을 제출하면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독려하겠다"고 했다. 정 의장은 민주당 출신이지만 국회의장이 되면 탈당해야 하는 규정 때문에 현재는 무소속인 상황이다.

문 전 대표는 여론조사 결과 등에 따른 자신감 때문인지 최근 들어 국민의당을 흡수하겠다는 뜻도 거듭 밝히고 있다. 그는 이날도 기자들에게 "정권 교체라는 대의 앞에 민주당과 국민의당이 힘을 모으기를 간절히 바란다"며 "민주당과 국민의당은 지난 총선 때 조금 길이 어긋나기는 했지만 모두 김대중 전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이 만든 두 민주 정부의 후예"라고 했다. 문 전 대표 측은 야권 통합을 다시 성사시켜서 이른바 '제3지대' 변수를 없애겠다는 전략인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역시 이날 제1당으로서의 '힘'을 과시했다. 추미애 대표는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지금은 박근혜표 정책을 중단해야 할 때로, 재벌·검찰·사회·언론 개혁을 위한 중단 없는 개혁 입법의 적기"라고 했다. 추 대표는 촛불 집회를 언급하면서 "이는 박정희 체제가 만든 삼성공화국 재벌 중심 경제, 노동 배제 경제, 지역주의 등 구체제를 타파하는 것"이라며 "낡은 유산과의 이별이 없다면 새 시대에 진입하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