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 해 동안 쏟아진 뉴스와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 등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2016년에 국민의 관심이 가장 많이 쏠린 빅 이슈는 역시 '박근혜 대통령 탄핵'과 '최순실 게이트'였다. 지난 1년간 전 언론 사이트의 뉴스, 트위터, 블로그, 인터넷 카페와 게시판 등 온라인 채널에서 주요 이슈 및 인물과 관련한 웹 문서 2672만1297건을 전수(全數)조사를 한 결과다. SKT의 빅데이터 분석 솔루션인 '스마트 인사이트' 플랫폼을 이용해 온라인 버즈(buzz)를 분석했다.

◇뉴스의 인물은 박근혜·최순실·문재인

뉴스의 인물 중 연간 온라인 버즈양(量)(특정 주제에 대해 온라인에서 언급된 횟수) 1·2위는 '박근혜'(331만7348건)와 '최순실'(311만8818건)이었고, 3위는 '문재인'(310만8410건)이었다. 각종 뉴스와 SNS 등에서 긍정적 혹은 부정적으로 언급됐는지를 떠나 이들이 가장 화제의 인물이었다는 의미다.

빅데이터로 본 2016년

박 대통령은 연초부터 9월까지 월평균 버즈가 9만건가량으로 꾸준히 관심 대상이었다. 최순실 파문이 본격적으로 불거진 10월엔 43만건으로 증가했고, 국회에서 탄핵이 가결된 12월엔 151만건으로 치솟았다. 최순실씨는 국정 농단 사건이 수면 위로 떠오르기 전인 8월(6126건)까지는 대중의 관심 밖에 있었다. 하지만 9월 9만79건으로 늘어난 이후 최순실 게이트가 터진 10월에 143만6994건으로 급증하면서 정치·사회 이슈를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됐다. 지난 1년간 온라인에서 박 대통령이 언급될 때 가장 많이 거론된 연관 인물 1위는 최씨였고, 최씨의 연관 인물 1위도 박 대통령으로 각각 115만건에 달했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0대 총선을 앞둔 1~3월 월평균 버즈가 17만건으로 연초부터 주목을 받았다. 야권이 총선에서 승리한 4월엔 57만건으로 증가했다가 5~9월엔 10만~20만건으로 줄었다. 하지만 최순실 게이트가 부각된 10월엔 43만건, 대통령 탄핵이 가결된 12월엔 74만건으로 다시 상승했다. 조기 대선 가능성으로 인해 여론조사 선두권인 문 전 대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연간 버즈 4~7위는 '안철수'(188만5121건) '이재명'(159만5133건) '반기문'(81만5458건) '박원순'(70만7947건) 등 대선 후보들이었다. 그다음은 '우병우'(69만924건) '김무성'(61만3424건) '정유라'(54만7206건) '황교안'(38만5893건) '김기춘'(32만1330건) 등이었다. 우병우·정유라·김기춘 등 최순실 파문과 관련한 인물들이 10위 안팎의 상위권에 올랐다.

◇뉴스 키워드는 세월호가 1위

지난 1년간 온라인 채널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정치·시사 분야의 뉴스 키워드는 '세월호'(98만8565건)였다. 세월호는 연초엔 월별로 5만건 안팎이었지만 참사 2주기를 맞은 4월에 19만건으로 증가했다. 5월부터는 5만~6만건으로 줄었다가 탄핵 정국인 11월부터 11만~12만건으로 다시 증가했다. 세월호의 연관 단어는 '박근혜'(6만8354건) '7시간'(6만6254건) '대통령'(6만3680건) '청와대'(4만5432건) 등 박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과 관련한 내용이 24만건 이상에 달했다. 2~5위는 탄핵(56만138건), 미세 먼지(48만7092), 촛불 집회(44만81건), 총선(35만4313건) 등이었다.

국제 뉴스 1위는 브렉시트… 트럼프는 6위

올해는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을 비롯해서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뉴스들이 지구촌을 뜨겁게 달군 해였다. 그중에서도 우리 국민의 관심을 가장 많이 받았던 뉴스는 지난 6월 23일 국민투표로 결정된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였다. 지난 1년간 온라인 버즈(buzz)를 키워드별로 분석한 결과 브렉시트가 21만7594건이었다. 브렉시트 자체도 놀라운 소식이었지만 뒤따른 파운드화의 폭락 등 경제적 여파에 대한 우려가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지난 8월 브라질에서 열린 '리우올림픽'의 버즈는 14만6384건을 기록해 2위에 올랐다. 리우올림픽은 고질적 치안 불안에 개최 직전 지우마 호세프 당시 대통령이 탄핵 심판을 받는 정치 불안까지 겹치며 흥행이 저조했다.

특히 브라질에서 지난 2014년 이후 150만명 이상이 감염됐던 지카(zika) 바이러스 창궐은 일부 국가 선수들의 불참 사태로 이어졌다. 이와 관련, '지카 바이러스'란 키워드의 버즈도 연간 4만6889건으로 5위에 올랐다.

올해는 1월 14일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의 쇼핑몰에서 발생한 폭탄 테러부터 지난 19일 독일 베를린에서 일어난 트럭 돌진 사건까지 테러가 끊이지 않았다. 3월 벨기에 브뤼셀 국제공항 폭탄 테러, 6월 미국 올랜도 나이트클럽 총기 난사와 터키 아타튀르크 국제공항 테러, 7월 프랑스 니스 트럭 돌진 등이 잇따랐다. 이런 사건들은 온라인 버즈에도 반영돼 '테러'란 키워드가 7만6094건을 기록하며 국제 분야 뉴스 3위에 올랐다.

미국 대선은 예상보다 관심이 낮았다. '미국 대선'이란 단어는 6만2792건으로 4위에 올랐지만, '도널드 트럼프'는 3만6901건으로 6위에 그쳤다.

트럼프 당선인의 맞수였던 '힐러리 클린턴'은 2만9287건으로 7위였다. 8위는 지난 10월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후 뜨거운 관심을 받은 미국의 전설적 포크 가수 밥 딜런(2만121건)이었다.

'보검'에 꽂히다… 유재석 제치고 연예인 1위

"대국 끝나고 전화할게."(응답하라 1988)

"불허한다. 내 사람이다."(구르미 그린 달빛)

이 대사들을 기억한다면 2016년 빅데이터로 분석한 연예·스포츠 분야 최고의 뉴스 속 인물을 금방 맞힐 수 있다. 드라마 '응팔'의 '덕선이 남편 최택'과 '구르미 그린 달빛'의 '왕세자 이영'을 연기한 배우 박보검(23)이다. 빅데이터 분석 결과 '박보검'의 온라인 버즈양(量)(온라인에서 언급된 횟수)은 올 한 해 동안 79만2560건에 달했다.

2위는 '무한도전'과 '런닝맨' 등에서 종횡무진 활약하고 있는 방송인 유재석(44)이었다. 그가 온라인에서 언급된 횟수는 연간 총 37만7018건이었다. 3위는 33만9966건을 기록한 배우 겸 가수 박유천(30)이었다. 그는 지난 6월 '화장실 성폭행' 혐의로 4명의 여성에게 줄고소당했고 이후 맞고소로 대응했다.

4위와 8위는 드라마 '태양의 후예'의 '송·송 커플' 배우 송중기(31)와 송혜교(34)가 각각 차지했다. 송중기는 27만4393건, 송혜교는 9만6755건 언급됐다.

지난 3월 인공지능 '알파고'와의 대결로 화제를 모은 프로 바둑기사 이세돌(33)은 26만8023건으로 5위에 올랐다. '피겨 여왕' 김연아(26)와 수영 국가대표 박태환(27)은 각각 16만6237건, 7만5099건으로 6위와 9위였다.

김연아가 2014년 은퇴했고 박태환이 리우올림픽에서 조기 탈락한 점을 감안하면 '최순실 게이트'로 인해 불거진 김종 전 차관의 외압설 여파가 컸던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