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마다 한 번씩 통계청이 실시하는 종교 분포 조사에서 2015년 신자 수가 가장 많은 종교는 개신교로 나타났다. 19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5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종교가 있는 국민은 43.9%, 없는 국민은 56.1%였다. 1995년부터 10년 주기로 실시된 이 조사에서 종교가 없다고 답한 비율이 처음으로 절반을 넘었다. 전체 조사 대상자 중에서 개신교를 믿는다는 사람이 19.7%(967만명)였고, 불교를 믿는다는 사람은 15.5%(761만명)로 나타났다. 천주교는 7.9%(389만명)였다. 종교가 있다고 답한 국민의 98.3%가 이 세 종교를 가지고 있다고 답했다. 원불교·유교·천도교 등이 뒤를 이었다.

눈에 띄는 부분은 1995년과 2005년 조사에서 계속 1위를 지켰던 불교가 2위로 내려앉고, 쭉 2위였던 개신교가 1위로 올라선 대목이다. 불교는 전체 응답자 중에서 1995년 23.2%, 2005년 22.8% 비중으로 1995년 19.4%, 2005년 18.2%였던 개신교보다 신도가 많았지만 이번 조사에서 역전됐다.

종교가 없는 인구는 젊은층에서 비율이 높았다. 20대는 64.9%, 10대는 62%가 종교가 없다고 했지만, 연령대가 높을수록 종교를 가진 사람들의 비중이 높아 60대는 57.7%, 70대 이상은 58.2%가 종교가 있다고 했다. 지역별로는 영남은 불교, 호남은 개신교 신자가 상대적으로 많았다.

이번 조사를 놓고 신뢰도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최근 종교를 막론하고 신자(인구)가 감소하는 추세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었으나 불과 10년 사이 불교와 천주교 신자의 감소 폭이 너무 크고, 개신교만 유독 증가했다는 점은 일반적인 체감온도와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또 올해 통계 조사 방식이 변경된 점을 문제로 지적하기도 했다. 5년 주기로 실시하는 인구주택총조사(종교는 10년마다 조사)는 2010년까지는 '전수(全數) 조사' 방식이었지만 2015년 조사에선 종교 분포의 경우 '표본 조사'로 변경됐다. 종교 분포 조사 표본은 1000만명이었다. 직접 방문이 51.4%, 인터넷 설문이 48.6% 비율이다.

이 같은 방식에 대해 조계종 관계자는 "인터넷에 익숙지 않은 고령의 신자가 많은 불교 입장에서 이 같은 조사 방식은 불합리하게 여겨진다"며 "불교종단협의회와 조계종 중앙신도회 등이 이 같은 문제점을 지적했으나 결과적으로 이런 통계가 나왔다"고 했다. 천주교 주교회의 관계자도 "천주교는 매년 말 주교회의 차원에서 전국의 신자 수를 엄밀하게 조사하는데, 지난 3월에 발표한 2015년 말 신자 수는 565만명"이라며 "쉬는 신자(냉담자)가 답변하지 않았다고 치더라도 통계청 수치(389만명)와는 너무 차이가 크다"고 말했다. 개신교계 여론조사·통계 전문가인 조성돈 실천신학대학원대 교수는 "개신교 신자들이 다른 종교 신자에 비해 종교 정체성이 더 강하고, 적극적으로 답변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통계청 관계자는 "보통 2만~3만명 표본으로도 국가 통계를 작성하는 것에 비하면 (이번 종교 조사는) 표본이 1000만명에 달하는 대규모 조사인 만큼 정확하다고 볼 수 있으며, 통계적으로 전혀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