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2일 서울 광화문광장 촛불집회 이후 '북한 고정간첩이 흘리고 간 노동당 당원증'이라는 제목으로 확산되고 있는 게시물(위). 그러나 이 사진은 2008년 간첩 원정화 사건 당시 구속된 원정화의 계부 김동순의 것으로 나타났다(아래).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대규모 촛불집회가 5주째 열리고 있는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고정간첩이 흘리고 간 북한 노동당 당원증'이 발견됐다는 유언비어가 인터넷과 SNS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지난 13일 한 극우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어제 광화문에서 북한 노동당 당원증 발견'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12일 서울 광화문광장에 주최 측 추산 100만명 인파가 모인 다음 날이었다.

게시글엔 북한 김일성 사진과 함께 '조선로동당 당원증'이라고 적힌 수첩 형태의 문서 사진이 올라와 있었다. 발행처는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로 돼 있었다. 작성자는 "어제(12일), 고정간첩이 흘리고 간 당원증"이라고 설명했다.

이 게시물은 노년층을 중심으로 한 카카오톡 등으로도 유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트위터와 유튜브 등에서도 이러한 내용을 담은 게시물이 확산됐다.

촛불집회 참여 인파를 두고 "북괴 특수군의 청와대 점령 작전"이라고 주장해 논란을 일으켰던 한성주 땅굴안보국민연합 대표는 유튜브 동영상에서 26일 촛불집회 참여 인파에 대해 "사실상 주력은 12만 종북 간첩단이고 그들에 의해 돈 받고 동원된 자들이 주력"이라고 했다.

그러나 본지 확인 결과, 이들이 '광화문 광장에서 발견된 노동당 당원증'이라고 주장한 문서는 2008년 9월 간첩 원정화 사건 당시 구속된 원정화의 계부 김동순의 것으로, 당원 번호와 이름을 컴퓨터 그래픽으로 지운 것으로 나타났다. 생년월일(1945년 2월 15일)과 입당일(1974년 7월 5일), 김일성 얼굴 위에 펜으로 한 낙서 자국 모두 일치했다.

야당 관계자는 "'고정 간첩단이 촛불 집회를 주도하고 있다'는 내용의 루머가 고령층을 대상으로 한 SNS 등지에서 급속도로 퍼지는 상황"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