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은 서울 강남·서초와 경기 분당 지역에서 발생률이 높고, 간암은 경남·전남에서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립선암과 담낭암, 갑상선암을 비롯한 각종 암 발생률은 전국 시·군·구별로 최대 15배 벌어졌다.

보건복지부와 국립암센터 중앙암등록본부는 1999년부터 2013년까지 5년 단위의 '시·군·구별 암 발생 통계 및 발생 지도'를 22일 발표했다. 시·군·구별 암 발생 통계가 나온 것은 1999년 국가 암 등록 통계 사업이 시작된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암 발생은 사회·경제 여건과 음식 섭취 문화와 지역적 특성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암 자체가 질병을 일으키는 환경과 생활 행태의 파생물이기 때문이다.

[[키워드 정보] 유방암을 직접 진단할 수 있는 방법은?]

①강남·서초·분당은 유방암 발생률 높아

지난 15년간 유방암 발생률은 인구 10만명당 28명에서 50명으로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특히 서울 강남·서초, 경기 분당 지역의 발생률이 지속적으로 높았다. 유방암은 초경 나이가 이를수록, 출산이 적을수록, 출산 연령이 늦을수록, 모유 수유가 적을수록 발생률이 높다. 이들 지역 여성이 대체로 그런 경향을 보였다. 상대적으로 유방암 발생 위험이 높은 '고소득 전문 경력직 여성'도 이들 지역에 몰려 있다. 다만 이들 지역 주민들의 건강검진율이 높아 유방암을 더 쉽게 발견한 영향도 있다.

②간암은 전남·경남·울릉도

간암 발생은 남성과 여성 모두 울릉군과 경남 밀양·울진·창녕, 부산 강서구, 전남 고흥·신안 등에서 높았다. 주로 전남·경남 남부 지역에 몰려 있다. 간암의 90%는 B형과 C형 간염 바이러스 보균자에서 생긴다. 이들 보균자가 만성간염과 간경화증을 앓다가 간암으로 발전하는 것이다. 과다 음주도 원인 중 하나다. 간암 상위 지역은 B형 간염 바이러스 보균율이 전국 평균(4%)보다 높은 4.5~5.6% 수준이었다. 울릉군은 고위험 음주율이 높은 지역이다.

③수지·분당·과천은 전립선암 높아

경기 용인시 수지, 성남 분당, 서울 강남·서초·송파, 경기 과천·용인 지역에서 전립선암 발생률이 높았다. 전립선암은 이른바 '황제암'으로 불린다. 고령일수록 발생 위험이 커지고, 지방질 섭취량이 많고, 소득이 높은 계층에서 잘 걸리기 때문이다. 전립선암 발생률이 높은 지역은 대체로 고령화 사회를 맞아 은퇴자들이 많이 이주해서 사는 곳이고 소득이 높다. 전립선암 검진율도 높아 다른 지역에 비해 암을 더 많이 찾아낸 측면도 있다.

④담낭암은 간디스토마 주의해야

흔히 간디스토마라 불리는 '간흡충증' 감염자에게서 담낭암과 담도암 발생 위험이 크다. 간흡충증은 강물에서 잡힌 민물 생선을 날로 먹을 때 감염된다. B형 간염 바이러스도 발병 요인이다. 이번 조사에서 담낭암, 담도암 발생률이 높은 지역은 경남 함안과 밀양·창녕, 경북 울릉군, 부산 강서구, 전북 순창 등이었다. 낙동강 주변 경북·경남과 전남 지역 간흡충증 감염률은 전국 평균 1.8%보다 높은 4.2~7.7%다.

⑤갑상선암은 도시에 집중

여성 갑상선암 발생률은 대구 수성구, 전남 순천·광양·여수 지역이 높았다. 갑상선암은 여성이 남성보다 4~5배 많이 생긴다. 최근 갑상선암은 건강검진 과정에서 과잉 진단된다는 논란을 빚었다. 여성 갑상선암 발생 상위 지역은 주로 인구가 밀집한 도시들로 이 지역에서 갑상선암 검진이 활발하게 이뤄졌던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 위암·대장암·폐암 등은 발생률 상위 지역과 발병 요인 간에 뚜렷한 인과 관계가 발견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