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워드 정보] 법인세란?]

사상 최대인 400조원 규모로 편성된 내년 예산안이 처리 법정 시한(12월 2일)을 불과 열흘 앞두고 있다. 최순실 게이트에 묻혀 아무도 쳐다보지 않는 가운데 국회 예결위에서 일사천리로 굴러가고 있다. 제대로 된 토론이나 검증 과정 없이 몇몇 예결위원 선에서 나라 살림이 결정되고 있는 것이다. 현재 상임위별 예비 심사는 대부분 마무리했고 예결위 소위가 가동돼 막판 감액과 증액을 논의하고 있다.

지금 국회의 예산안 심의는 이른바 '최순실 예산'을 깎는 일에 집중돼 있다고 한다. 교육문화체육관광위는 1748억원을 삭감하기로 했고, 이 가운데 예결위 소위는 문화창조융합벨트 예산 877억원을 최순실 관련으로 판단해 깎기로 했다. 뭉텅이로 깎은 '최순실 예산'을 챙겨가기 위해 지자체와 지역구 의원들의 물밑 경쟁이 치열하다고 한다. 게다가 국회 상임위에서 삭감한 예산은 1조원 정도인데 증액하자는 예산은 그 몇 배에 달한다. 국민과 언론 관심이 온통 최순실 사태에 쏠려 있는 틈에 여야는 누구의 감시도 받지 않은 채 예산 나눠 먹기 중이다.

중대한 문제인 법인세 인상은 한번 제대로 논의조차 되지 않은 채 어쩌면 졸속 처리될지도 모른다고 한다. 올해보다 5.3% 증액 편성된 복지 예산을 어떻게 조정할지도 관심에서 벗어나 있다. 국가의 방향을 좌우할 이슈이지만 누구도 신경 쓰지 않고 있다. 정부와 시·도 교육청 사이의 갈등 진원지였던 누리 예산에 대해서도 치열한 토론이 일어나지 않고 있다.

내년에 국민의 삶과 국가 정책에 영향을 미치게 될 400조 규모 나라 살림이 사실상 몇몇 국회의원 손에 방치된 것이다. 게이트와 탄핵이 아무리 중요하다고 해도 예산안을 이렇게 다뤄선 안 된다. 국정이 큰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