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학년도 수능 시험 문제와 관련해 18일 오후 5시 현재 한국교육과정평가원 홈페이지에는 총 167건의 이의 제기 글이 올랐다. 이 가운데 한국사 시험 14번 문항은 "보기 1번과 5번을 복수 정답으로 처리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복수 정답 논란이 있는 수능 한국사 14번 문항.

이 문항은 일제의 앞잡이 노릇을 하던 대한제국 고문 스티븐스를 저격한 장인환의 항일운동을 칭찬한 '대한매일신보'에 대한 설명으로 '옳은 것'을 고르도록 했는데, 수능을 출제하는 평가원은 '국채 보상 운동을 지원하였다'는 ①번 보기를 정답으로 발표했다. 하지만 '을사늑약의 부당성을 논한 시일야방성대곡을 게재하였다'고 한 ⑤번 보기 역시 대한매일신보에 대한 옳은 설명이라는 주장이 제기된 것이다. 이의를 제기한 수험생들은 "시일야방성대곡을 황성신문이 처음으로 싣자 대한매일신보도 이 사설을 칭찬하며 영문 번역한 시일야방성대곡을 지면에 게재했다"면서 "⑤번도 맞는 설명"이라고 주장했다.

국사편찬위원회가 집필한 '신편 한국사'에 따르면 1905년 11월 20일 황성신문은 주필인 장지연의 사설 시일야방성대곡을 처음으로 실었다. 그러자 같은 달 27일 대한매일신보도 장지연과 황성신문을 옹호하면서 영문으로 된 시일야방성대곡 호외를 발행해 전국에 배포했다.

평가원은 "한국사 14번 문항과 관련된 문제 제기를 중대한 사안으로 인식하고 향후 정해진 이의 신청 심사 절차에 따라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심사해 최종 정답을 확정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음절 종성에 따른 음운 변동 현상을 묻는 국어 12번 문제, 행성의 공전 궤도 반지름에 관한 과학탐구 지구과학I 13번 문제에도 이의 신청이 다수 제기됐다. 평가원은 오는 21일 오후 6시까지 이의 신청을 받은 뒤 내부 검토와 외부 자문을 거쳐 이달 28일 오후 5시에 최종 정답을 확정해 공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