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드라마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를 통해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준 배우 강한나가 스포츠조선을 방문해 카메라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색다른 악녀가 탄생했다.

SBS 드라마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를 통해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준 배우 강한나가 스포츠조선을 방문해 카메라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흔히 대중이 꼽는 드라마 대표 악녀라고 한다면 SBS '아내의 유혹'의 김서형, MBC '왔다 장보리'의 연민정(이유리)을 떠올릴 수 있다. 이제는 여기에 한명을 더 추가해야 할 것 같다. 바로 SBS 월화극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이하 달의연인)'의 강한나다.

SBS 드라마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를 통해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준 배우 강한나가 스포츠조선을 방문해 카메라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달의 연인'은 현대 여성의 영혼이 깃든 고려 여인 해수(이지은, 아이유)와 고려 황자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강한나는 극중 황보연화 역을 맡았다. 황보연화는 태조(조민기)와 황후 황보씨(정경순) 사이에서 태어난 공주다. 태조에게 가장 많은 사랑을 받았지만 여인이기 때문에 황권에서는 애초부터 밀려났고, 그래서인지 누구보다 권력에 강한 집착을 보인다.

SBS 드라마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를 통해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준 배우 강한나가 스포츠조선을 방문해 카메라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그 집착은 결국 악행으로 이어졌다. 친오빠인 8황자 왕욱(강하늘)을 왕으로 만들고자 하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자 정윤(왕무, 김산호) 암살 음모에 가담한다. 이를 통해 사사건건 자신의 심기를 거스르는 해수까지 제거하고자 했다. 왕욱이 해수의 누명을 벗기려는 과정에서 사건의 진상을 알게되자 황제가 되고 싶지 않냐며 으름장을 놓기까지 한다. 결국 황보연화의 계략에 왕욱은 흑화했고 4황자 왕소(이준기)와 대립하게 됐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아마 모든 시청자들이 가장 경악했을 순간일텐데 자신이 가장 아끼는 동생이라 꼽아왔던 10황자 왕은(엑소 백현)이 순덕(지헤라)과 몸을 숨긴 은신처를 정종(3황자 왕요, 홍종현)에게 발고해 두 사람을 죽음으로 몰아넣었다.

"(왕)은이는 정치적으로 왕이 되고 싶은 마음도 없는 아이였고 귀여워하던 동생인데 연화는 그렇게 하지 않으면 거란으로 시집가야 하는 낭떠러지에 서있던 거죠. 그래서 어쩔 수가 없었어요. 시청자로서 바라보면서도, 연화로서도, 강한나로서도 마음이 아팠어요. 순덕이와 은이가 죽을 때 '많이 잘못했네'하면서 봤어요. 저도 그 장면은 너무 슬펐어요."

특히나 강한나의 악역 연기가 소름돋았던 것은 이제까지 우리가 봐왔던 악녀들과는 조금 달랐기 때문이다. 이제까지는 목이 쉴 때까지 소리 지르고 악어의 눈물과 거짓말로 상황을 모면하며 적반하장으로 나오는 악녀들을 많이 봐왔는데, 황보연화는 정 반대였다. 나긋나긋한 말투로 해맑게 웃으며 비수 꽂는 독설을 내뱉고, 강한 자존심 탓에 속내를 잘 드러내지도 않았다. 얕은 수작을 부리기보다는 자신의 권력과 지위를 이용해 정면에서 파워 게임을 즐겼다. 웃으면서 욕하는 모습은 조금은 섬뜩하기도 했고, 그래서 더더욱 얄밉기도 했다는 평이 주를 이룬다.

"캐릭터가 그렇다 보니 얄밉다고 해주시는 것도 칭찬인 것 같아요. 역할에 대한 반응을 해주시는 거니까 기분이 좋았어요. 정말 강자를 그려내고 싶었어요. 인상 쓰거나 크게 소리 지르지 않아도 섬뜩하게 느껴질 수 있는 부분이 뭐가 있을지 고민했는데 역으로 많이 웃고 여유를 가지면 더 무서운 사람이 아닌가 생각했어요. 캐릭터를 단순한 악역으로 만들고 싶지 않아서 많이 연구하고 표현 방법도 다르게 생각해보려고 노력했어요. 해수에게 '니가 혼인을 하게 되었다'라면서 웃는 장면도 혹시나 해수가 (왕)욱이 오라버님과 결혼할까봐 걱정하던 연화에게는 문제가 해결된 거죠. 너무 행복하고 가뿐한 거예요. 활짝 웃으면서 대사를 했는데 정말 얄밉다고 하시더라고요(웃음). '달아라' 대사 역시 역으로 비틀었는데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시고 애청자분들은 유행어처럼 사용하시는 거 보면서 뿌듯하고 기분 좋았어요. 저도 제일 좋아하는 대사에요."

얄밉고 못된 캐릭터임은 분명하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손에 넣기 위해서라면 다른 사람 입장은 생각하지 않고 수단과 방법도 가리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짠한 캐릭터가 아닌가 싶기도 하다. 여인이라는 한계에 갇혀 자신의 능력을 제대로 펼쳐보이지도 못했다. 그렇게 원하던 왕소와 결혼해 황후가 되는데에는 성공했지만, 왕소의 마음은 항상 해수에게 향해 있었다. 결국 황보연화에게 남은 것이라곤 껍데기 뿐인 황후 자리와 아들 뿐이었다. 한번도 누군가의 진심을 얻어본 적 없고, 오빠도 마음에 품은 이도 모두 해수에게 빼앗겨 버렸으니 불쌍하기도 하다.

"연화는 어느 순간 왕소의 사랑을 얻지 못한다는 걸 확실히 알게 되지만 그래도 애정을 기다려요. 어쨌든 연화에게 사실 더 중요한 건 정치적인 것들이고 살아서 목적을 이루는 게 1순위니까 왕소를 위하는 척 자꾸 손을 잡으라고 설득하죠. 그런 면에서는 연화가 똑똑한 것 같아요. 자기 목표를 위해 능동적으로, 진취적으로 가니까요. 그런데 저는 제 캐릭터니까 항상 애정을 갖고 이해하려고 하게 되잖아요. 그런 면에서 봤을 때는 딱해요. 비참한 장면들이 나오기 전부터 연민이 생겼어요. 모두 다 행복하게, 마음 편하게 웃고 즐길 때조차 그러지 못한다는 것 자체가 감정에 충실할 수 없는 아이라는 거니까요."

역대급 악녀 연기로 눈도장을 찍었지만 정작 본인은 아직도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밑도 끝도 없는 악역이 아니라 이유가 있는 악역, 무턱대고 미워할 수만은 없는 악역을 만들어냈다는 호평은 감사하지만 왕소에 대한 마음이 좀더 많이 표현됐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짝사랑이지만 더 진짜처럼 느껴질 수 있도록 많이 표현했더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보시는 분들도 진심인지 아닌지 하셨잖아요. 저는 약간 비뚤어지게 표현하는 것도 짝사랑에서 비롯된 거라 생각했어요. 내 마음을 받아주지 않는 사람이라는 걸 알기에 속은 상하는데 자존심이 있으니 티는 못내고100% 정치적인 파트너인척 얘기하는 상태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왕소를 진짜 좋아하는 마음이 덜 표현된 것 같아서 아쉬워요."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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