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세 현역' 추상회화 선구자 한묵

1969년 아폴로 11호의 달 착륙은 한 화가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꿨다. 영원히 닿을 수 없을 것만 같던 저 먼 달이 인간의 품으로 왔을 때, 그 충격을 작품에 담기 위해 3년을 앓았다. 이후 화가는 무한히 반복되는 도형으로 끝없는 우주 공간을 캔버스에 담으며 평생을 바쳤다.

한국 기하 추상회화의 선구자이자, 현존 최고령 한국 예술가로 알려진 한묵(102·본명 한백유) 화백이 1일 그가 평생 그렸던 하늘나라로 영원한 여행을 떠났다. 한 화백은 이날 오전 10시 30분(현지 시각) 파리에서 숙환으로 별세했다. 부인 이충석(84)씨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며칠 전부터 기력이 없으시더니 오늘 아침 저세상으로 가셨다. 지금 한 손으로 눈 감은 선생님(남편)의 손을 잡고 이별을 준비하고 있다"며 울먹였다.

한 화백은 1914년 서울에서 태어나 일본 가와바타 미술학교를 졸업했다. 젊은 시절 늑막염을 앓고 금강산에서 요양하며 그림 그리다 1·4 후퇴 때 부산으로 피란 갔다. 6·25 땐 종군화가로 활동하면서 전쟁의 참혹함을 주제로 한 그림을 그렸다.

1955년 홍익대 미대 학부장으로 있던 김환기 화백의 추천으로 홍익대 교수가 됐지만 1961년 교수직을 버리고 '예술의 이상향'을 찾아 홀연히 파리로 떠났다. 그는 파리로 떠나며 제자들에게 "나는 발사와 동시에 어디에 콱 박혀버리는 총알처럼 돌아오지 않겠다. 그동안 배운 것을 다 버리고 '빈 그릇'이 돼 떠난다"고 했다.

파리로 가 조형요소를 탐구하는 작품으로 옮겨 갔고, 달 착륙 이후엔 우주와 인간의 관계에 천착해 우주의 에너지를 가득 담은 그림을 그렸다. 2011년 대한민국예술원상(미술 부문)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중섭(1916~1956)과 가장 가까운 친구로 이중섭을 청량리 병원에 입원시키고 사후에 시신을 수습하기도 했다. 부산시립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이중섭, 백 년의 신화'전에는 두 사람의 대형 사진과 함께 한 화백이 부산 피란 시절 그린 '초량 풍경'이 걸려 있기도 하다.

1980년대 초 파리에서 공부했던 오원배 동국대 교수는 "한 화백님은 오로지 예술만 알았던 영원한 청년이었다"고 애도했다.

월드컵 트로피 디자인한 조각가 실비오 가자니가

월드컵 트로피를 디자인한 조각가 실비오 가자니가(95·이탈리아)가 지난 31일(현지 시각)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별세했다. 가자니가의 아들 조르조 가자니가는 "아버지가 평화로운 모습으로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다. 가자니가는 1974년 서독월드컵을 앞두고 FIFA(국제축구연맹) 월드컵 트로피를 디자인했다. 첫 번째 월드컵 트로피인 줄리메컵은 1970년 멕시코월드컵에서 3회 우승을 차지한 브라질이 영구 보존하기 위해 가져간 뒤 도난당해 행방을 알 수 없는 상태다. 가자니가가 디자인한 FIFA컵은 두 번째 트로피로 현재까지 쓰이고 있다. 손을 맞댄 두 선수가 지구를 받치는 모습이다. 트로피 소유권은 FIFA가 갖고 월드컵 우승팀엔 도금한 복제품이 주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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