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민순 회고록' 진실공방]

[北에 물어봤을까… 나흘간 말이 없는 문재인]

'노무현 정부가 북에 물어보고 북 인권결의안에 기권했다'고 회고록에 기록한 송민순 전 외교부 장관이 17일 '단 하나 틀린 것이 없느냐'는 질문을 받고 "책에 써놓은 그대로"라고 재확인했다. 그러나 당시 청와대 비서실장으로서 북에 물어보는 과정을 주도했다는 문재인 전 더민주 대표는 북에 물어봤는지 아닌지 말하지 않고 '색깔론'이라고 반발하다가 이날엔 "기억이 안 난다"고 했다.

문 전 대표의 태도로 볼 때 꼼꼼한 기록에 의존해 썼다는 송 전 장관 말이 사실에 가까울 가능성이 높다. 다만 현실적으로는 진실을 규명할 방법이 없다. 당시 회의록 공개는 국회 3분의 2 이상 찬성이 필요하고 회의록에 그런 내용이 적혀 있을지도 의문이다. 이 때문에 관련자들이 거짓말로 버틸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노무현 정부가 그 전해인 2006년엔 북한 인권결의안에 찬성했다가 2007년에 기권으로 돌변한 것은 당시에도 충격적인 사건이었다. 국내외에 커다란 논란이 일었다. 이 민감한 문제를 북에 물어보았는지 아닌지에 대해 대통령 비서실장이 기억조차 안 난다면 그것은 기억력이 아니라 국가적 사안에 대한 관심과 능력의 문제일 수 있다. 이번 일은 정치 공방으로 넘어갈 수 없다. 문 전 대표는 야권의 지지도 1위 대선 주자다. 유권자들이 대선 후보가 중대한 대북 조치를 북에 물어보고 결정할 사람인지 아닌지는 알고 투표해야 할 것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