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인, 노년, 저교육층 일수록 소득 감소

백인 노동 계급(Working-class Whites)의 소득이 수십년간 감소했으며, 반면 대졸 백인 남성의 소득은 증가했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5일(현지시각) 이 같은 사실을 미 인구 통계국 산하 스테이너 연구소(Steiner Research)가 발표한 보고서의 내용을 토대로 전했다. 이날 발표된 이번 보고서는 미 정부가 보유하고 있는 급여 및 소득 데이터에 기반해, 학사 학위 소지자와 비소지자 남성의 소득을 비교하는 실험 형식으로 진행됐다. 이 때, 임금과 소득 데이터는 인플레이션과 물가상승률 등의 경제적 변수는 모든 연령 집단에 적용했으며, 노동 참여율 등의 변수에 대해서는 차등을 두었다.

연구소는 개인 소득 추적 방식을 이용해, 1996년 25~44세 남성과 2014년 43~62세 남성의 소득을 비교분석했다. 결과는 극명하게 갈렸다. 고졸 근로자의 경우, 1인당 소득이 18년간 8.9% 떨어졌으며, 대졸 근로자의 경우에는 같은 기간 1인당 소득이 22.5% 상승했다. 단순 비교를 넘어, 보고서는 이러한 경향이 그 이전에도 존재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1978년과 1996년을 비교할 때도, 고졸 백인 남성의 소득은 10.7% 줄고, 대졸 백인 남성은 30.4% 늘었다.

보고서의 공동 저자 고든 그린은 “이 현상은 오랜 시간을 두고 여전히 진행 중”이라고 평가했다. 뒤이어 “시간이 지나면서, 기술 재교육에 무심한 노동자들의 구직이 어려워지고, 이는 자연스레 이들의 소득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현상은 나날이 힘을 얻어가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 공화당 대선 후보의 등장과도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트럼프는 지난 6월 21일 공화당 대선 후보 수락 연설에서 “불공정한 무역협정 때문에 직업을 잃은 노동자와 황폐화된 지역을 직접 목격했다”며 “열심히 일했음에도 목소리를 잃은 이들에게 힘이 되겠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지난 6월, 미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공화당원들이 트럼프를 지지하는 기를 들고 행진하고 있다. 실제로, 트럼프 지지자의 대부분은 백인 노동계층(Working class whites)이다.

보고서는 트럼프 후보가 언급한 백인 노동 계급의 경제적 불안(Economic anxiety)이 경제 내에서 어떻게 작용하고 있는지에 대해 심도깊은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며 끝맺었다. 이번 연구 뿐 아니라, 미국 내 많은 경제 전문가들이 비슷한 주장을 이어나가고 있다. 지난 달 발표된 미 인구통계국 자료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도출된 적이 있다. 또한, 경제학자 제드 콜코 역시 분석을 통해 백인과 노인 그리고 저교육 근로자일수록 사양 직종을 유지하고 있는 경향이 강하다는 결론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