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공원 화장실 절반엔 비상 안전벨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안전벨은 화장실을 사용하는 사람이 무방비 상태에서 폭행, 몰래카메라 촬영 등 범죄를 저지르는 사람을 발견하면 경찰이나 공원 관리인에게 알릴 수 있도록 한 장치다.

국회 안전행정위 김정우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서울시와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서울 내 공원 화장실 3049칸 가운데 절반에 미치지 못하는 1512칸(49.6%)에만 비상 안전벨이 있다.

서울의 25개 구(區) 가운데 금천구의 공원 화장실 30칸과 도봉구의 공원 화장실 41칸엔 100% 안전벨이 있다. 성동구의 공원 화장실 190칸 중 184칸(96.8%), 강북구는 76칸 중 66칸(86.8%), 송파구는 199칸 중 166칸(83.4%)에 안전벨이 설치되어 있다. 구로구(68칸)와 성북구(35칸)의 공원 화장실엔 안전벨이 전무했다. 서대문구의 공원 안전벨 설치 비율은 3.4%(145칸 중 5칸), 관악구는 3.7%(109칸 중 4칸)였다.

특히 화장실 사용자가 비상벨을 눌렀을 때 경찰이 현장에 출동할 수 있게 되어 있는 '경찰 연계 안전벨'은 전체 화장실의 6.1%(186칸)에 불과하다. 그나마 송파구(166칸), 중랑구(20칸) 외의 다른 자치구 공원 화장실엔 경찰 연계 안전벨이 없다. 승재현 형사정책연구원 박사는 "공원 관리인이 없는 곳의 경우 야간에 안전벨을 울려봐야 범죄 예방 효과가 전혀 없다"며 "화장실 사용자가 안전벨을 누르면 경찰이 현장에 출동하는 시스템을 반드시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서울지방경찰청과 함께 내년 상반기까지 서울시 내 모든 공원에서 화장실 비상벨을 누르면 5분 내 관할 경찰이 출동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