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외교관 후보자 선발시험에서 여성 합격률이 처음으로 70%를 넘어섰다. '양성평등채용목표제'에 따라 추가 합격한 남성도 처음 나왔다. 여풍(女風)이 일상화되면서 '외교관 남성 할당제' 시대가 열린 셈이다.

인사혁신처는 2016년도 외교관 후보자 선발시험의 최종합격자 중 여성 합격자 비율이 70.7%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고 29일 밝혔다. 일반외교 33명, 지역외교 5명, 외교전문(경제·다자외교) 3명 등 총 41명의 합격자 중 29명이 여성이었다. 최고 득점자(김예지·23)와 최연소 합격자(신승희·21)도 여성이다.

12명의 남성 합격자 중 3명은 양성평등채용목표제에 따라 선발된 추가 합격자였다. 5명 이상의 공무원을 선발하는 시험에서 한쪽 성(性)의 합격률이 30% 미만일 때 해당 성의 응시자 중 일정 성적 이상인 사람을 추가로 합격시키도록 한 제도의 혜택을 본 경우다.

외교관을 뽑는 시험에서 처음 여성 합격자가 절반을 넘은 것은 2005년 제39회 외무고시 때다. 당시 19명의 합격자 중 10명(52.6%)이 여성이었다. 이후 여성 합격률은 2006년(36%)과 2009년(48.8%)에만 50%를 넘지 못했고, 꾸준히 50~60%대를 기록했다. 외무고시가 폐지되고 2013년 외교관 후보자 선발시험으로 대체된 후에도 여성 합격률은 58.1%(2013년), 63.9%(2014년), 64.9%(2015년)로 높아졌다.

여성 합격자가 너무 많아서 남성이 추가 합격하는 현상은 다른 공무원 임용시험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이 지난달 12일 발표한 9급 일반 공무원 임용시험 교육행정 직렬과 사서 직렬에서 남성 합격률이 30% 이하로 떨어져 각각 3명과 1명의 남성이 추가 합격했다.

행정고시의 여성 합격률은 2008년 51.2%로 처음 절반을 넘었다. 최근에는 2011년 38.3%, 2012년 43.8%, 2013년 46%, 2014년 42.1%, 작년 48.2%를 기록했다. 사법고시의 여성 합격률은 2012년 41.7%로 가장 높았고 그 후 2013년 40.2%, 2014년 33.3%, 작년 38.6% 등을 기록했다. 그러나 여성 고위 공무원 비율은 작년 기준 672명 중 32명(4.7%)으로 5%를 넘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