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 원주민들이 사는 아마존 밀림 오지에서 한 70대 여성이 마녀로 몰려 산 채로 화형을 당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페루 원주민들이 사는 아마존 밀림 오지에서 한 70대 여성이 마녀로 몰려 산 채로 화형을 당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라 레푸블리카 등 페루 현지 언론은 페루 동부 푸에르토 베르무데스 지구 쉬링가마수 알토 마을에 거주하는 야네사 종족 원주민들이 지난 20일 로사 비야르 하리온카라(73)라는 여성이 마법을 써서 질병을 퍼뜨렸다고 주장하며 그녀를 산 채로 화형에 처했다고 28일(현지시각) 보도했다.

페루 사법당국은 이 사건이 아마존 밀림 지역에서 일어난 탓에 관련 정보를 최근에야 접하고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검찰이 입수한 목격자의 동영상을 보면 여성은 손을 묶인 채 장작더미 위에서 3일간 화형을 당했다. 한 남성이 장작더미 위에 휘발유를 뿌리자 다른 한 사람이 성냥을 던졌고, 비야르가 고통스러운 비명을 내지르며 숨이 끊어지는 장면이 이어졌다. 원주민들은 유골을 완전히 없애기 위해 3일 연속 여성을 불태운 것으로 알려졌다. 화형식엔 원주민 40여명이 참석했다.

검찰과 경찰은 화형 현장을 방문해 비야르의 것으로 추정되는 뼛조각과 마을 회의록 등을 증거물로 압수했다.

원주민 대표들이 최종 서명한 회의록에는 그녀가 다수결로 화형 결정을 받았다는 기록이 남아있다. 회의록에는 “우리 공동체와 다른 원주민공동체에 본을 보이기 위해서 마녀를 처형한다”며 “비야르에 대한 처벌은 마법이라는 해악에 대처하는 마을과 다른 원주민 마을에 본보기가 될 것”이라고 적혀있다.

검찰은 “원주민들이 회의 끝에 여성을 화형에 처하기로 결정했다는 등 과정도 정확히 기록돼 있다”면서 용의자 40명을 전원 처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부의 공권력이 잘 미치지 못하는 페루 푸에르토 베르무데스 지구에서는 마녀에 대한 즉결 처분이 자주 발생한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지난해에는 다른 원주민 마을에서 임신부가 마녀로 몰려 심하게 구타당해 유산을 하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