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BM(대륙간탄도미사일)이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과 관련, 미국 내에서 외교적 해결 노력을 넘어 군사적 조치 가능성까지 암시하는 발언이 이어지고 있다. 북한이 최근 잇단 핵·미사일 실험으로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과시하자 미국 내에서도 "더 이상 손 놓고 있으면 안 된다"는 위기감이 퍼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애슈턴 카터〈사진〉 미 국방장관은 지난 19일(현지 시각) 워싱턴DC에 있는 후버연구소에서 북한의 위협에 대한 질문을 받고 '상시 전투 태세'를 의미하는 주한 미군 구호부터 언급했다. "주한 미군의 구호는 '파이트 투나잇(fight tonight)'이다. 그러고 싶어서가 아니다. 그럴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카터 장관은 '오늘 밤이라도 싸울 수 있다'는 슬로건을 말한 뒤 "그럴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그는 "주한 미군의 존재는 강력하고, 동맹국 한국도 나날이 강해지고 있다. 강한 동맹국인 일본도 있다"면서도 "그러나 불행하게도 현재 외교적 상황은 암울하다(bleak)"고 말했다. "러시아와 중국, 다른 관련국을 그런 (암울한) 상황을 개선할 수 있는 길로 이끌려고 계속 노력해 왔지만 그런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카터 장관은 "미사일 방어란 어려운 임무"라며 "러시아가 가하는 것처럼 주요한 핵 위협은 (전쟁을) 억지하는 것 외에 우리를 보호할 다른 길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이 그렇게 (러시아 같은 주요 핵 위협이) 되는 것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카터 장관은 이날 북핵 위기 초기인 1990년대 국방장관을 지낸 윌리엄 페리 이야기도 여러 번 꺼냈다. 페리 전 장관은 1993~1994년 한반도 핵 위기 때 국방부 부차관보였던 카터에게 선제 타격 계획인 '영변 공격 계획'을 만들도록 지시했다. 페리 전 장관과 카터 장관은 지난 2006년에도 북핵 시설에 대한 '정밀 타격(surgical strike)'을 주장한 바 있다.

존 하이튼 전략사령관 내정자도 20일 미 상원 군사위원회 인준 청문회에 출석해서 "가장 가능성 높은 위협(most likely threat)이자 가장 우려스러운 것은 북한"이라고 했다. 북한의 핵·미사일 기술이 러시아·중국만큼 위험한 수준은 아니지만, 김정은 정권의 예측 불가능성과 미국 본토 타격을 목표로 관련 기술을 계속 개발하고 있는 점이 문제라고 그는 지적했다. 북한이 핵탄두를 탑재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언제 완성할지 묻는 질문에 하이튼 내정자는 "시간문제일 뿐 결국 그렇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략사령관에 임명되면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문제를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고도 했다.

지난 9일 북한의 5차 핵실험 후 미국 외교가에서는 이미 북한에 대한 '군사적 조치' 얘기가 나온 적 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초기 합참의장을 지낸 마이크 멀린은 지난 16일 미국외교협회(CFR)가 주최한 토론회에서 "북한이 미국을 공격할 만한 능력에 매우 근접해서 실제 미국을 위협한다면 자위적 측면에서 북한을 선제 타격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