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어떤 나라?]

북한 장마당(시장)이 김정일 시대 200여 개에서 김정은 집권 이후 400여 개로 2배로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존스홉킨스대학의 커티스 멜빈 연구원이 북한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북한 장마당은 2010년 200여 개에서 현재 400여 개로 증가했다. 정보 당국자는 "장마당을 이용하는 북한 주민이 하루 180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평양 특권층과 군인을 제외한 일반 주민 대부분은 시장에 의존해 먹고산다"고 전했다.

북한의 장마당 활성화는 단기적으로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로부터 일반 주민이 받는 충격을 완화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대북 소식통은 "유엔 안보리 등이 대북 제재 망을 아무리 촘촘하게 짜도 북·중 국경을 오가는 일반 '보따리상'까지 막기는 어렵다"며 "중국산 생필품과 식량이 장마당으로 꾸준히 유입되기 때문에 일반 주민의 생활은 큰 충격을 받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3월 유엔 안보리가 대북 제재를 시행한 지 6개월이 지났지만, 북한 장마당의 쌀 가격은 1㎏당 5000원대를 유지하는 등 안정세를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내 소식통은 "과거 가난했던 북·중 국경 마을이 지금은 시장의 번성으로 내륙보다 살기가 낫다"고 전했다. 이런 장마당 확산이 김정은 정권에 대한 주민 불만을 누그러뜨리는 역할을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시장이 장기적으로는 북한 체제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있다. 우선 시장을 통해 북한 내부로 외부 정보가 유입되면서 주민들의 가치관이 조금씩 바뀌고 있다. 장마당에 익숙한 북한 주민들은 "지금 북한에는 당이 두 개 있는데 '장마당'은 주민들을 먹여 살리지만 '노동당'은 주는 게 없다"는 말을 하고 있다.

국책연구소 관계자는 "김정은은 장마당을 언제든 통제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기 때문에 장마당 확산을 눈감아주는 측면이 있다"며 "그러나 어느 순간 장마당이 김정은 통제를 벗어나는 순간이 올 수 있다"고 말했다.

대통령 직속 통일준비위원회의 보고서는 "현재 북한 경제는 돌이킬 수 없는 시장화의 길을 걷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