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홍수 피해가 발생한 함경북도 회령시에서 주민들이 침수된 집 지붕에 올라가 구조를 기다리고 있다.

이달 초 북·중 접경 지역인 함경북도 북부 지역에서 발생한 홍수로 138명이 사망하고 400여명이 실종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의 소리 방송(VOA)은 16일 평양에 있는 유엔 상주조정관실을 인용해 "이번 홍수는 근래 들어 가장 심각하고 엄청난 손상을 입혔다"며 "홍수로 14만명의 이재민이 발생했으며, 60만명이 식수와 보건 문제에 직면했다"고 밝혔다. 홍수 피해의 원인에 대해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은 "태풍 라이언록으로 폭우가 쏟아져 두만강 수위가 높아진 것에 더해 1~2차례 물이 무더기로 평야로 방출됐기 때문"이라며 "다만 왜 다량의 물이 방출됐는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북한도 관영 매체를 통해 함경북도 지역의 수해 피해 현장 영상과 사진을 잇따라 공개하고 있다. 북한의 대외 선전 매체인 '내나라'는 이번 홍수를 '해방 후 가장 큰 재앙'이라고 표현하면서 "사망자와 실종자를 포함한 인명 피해는 수백명에 달하며 6만8900여명이 집을 잃었다"고 전했다. 또 "주택 1만1600여채가 파괴됐으며, 2만9800여채가 막대한 재산 피해를 입었다"고 했다.

북한이 이처럼 피해 소식을 자세히 전하고 있는 것은 국제사회의 지원을 이끌어내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실제로 북한은 아시아 9개국과 국제기구 등에 구호 요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정부 소식통은 "5차 핵실험을 강행한 북한에 대해 제재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대북 지원이 성사되기 쉽지 않은 분위기"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