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의 속삭임|칼 세이건 등 지음|김명남 옮김|사이언스북스|366쪽|2만5000원

1977년 우주 탐사선 보이저 1호와 2호가 발사됐다. 목성과 토성을 관찰하기 위해서였지만, 특별한 목적이 추가됐다. 인류를 대표하는 음악 27곡과 각국 55개 언어로 된 인사말, 생명의 진화를 표현한 19가지 소리 등을 수록한 레코드판을 실어 보내자는 구상이었다. 우주를 향해 인류가 보내는 인사말이자 타임캡슐인 셈이었다.

'코스모스'의 천체 과학자 칼 세이건이 총책임을 맡았다. 하지만 진행 과정은 좌충우돌의 연속이었다. 고심 끝에 고른 남녀 나체 사진은 미 항공우주국(NASA)에서 외설물이라는 이유로 빼 버렸다. 지구의 정보를 담은 레코드판을 내보내면 외계인 침략에 이용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우여곡절 끝에 바흐와 베토벤의 관현악을 담은 우주 탐사선은 성공리에 발사됐다. NASA는 보이저 1호가 태양계를 벗어났다고 2013년 발표했다. 베토벤과 바흐는 과연 외계 생명체도 감동시킬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