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워드 정보] 청약저축이란?]

두 달 전 서울 강남에서 시작된 부동산 시장의 국지적인 과열(過熱) 현상이 서울시 전체로 번지고 있다. 올해 들어 강남 지역 주요 아파트(전용면적 82~85㎡) 호가는 이미 3억원 안팎 뛰어 집주인들이 "좋다"가 아니라 "두렵다"고 말할 정도다. 게다가 시내 분양 아파트 청약 경쟁률은 수십 대 1이 예사이고, 급기야 지난 한 주 서울 아파트값이 0.2% 넘게 올라 연중(年中)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부동산 과열은 사상 최저 수준인 금리 탓에 어쩔 수 없는 면이 있다. 그러나 이번 사태는 지난달 25일 정부가 내놓은 가계 부채 대책 탓에 더욱 확산됐다. 당시 정부는 1200조원이 넘은 가계 부채 증가 속도를 줄인다며 택지 공급을 줄이기로 했다. 원래 가계 부채가 늘어나는 걸 막으려면 금리 자체를 올리거나 은행이 대출 문턱을 높이는 식으로 돈줄을 조여야 한다. 하지만 정부는 부동산 경기가 꺾여 내수(內需)가 위축될까 두려웠는지 이런 처방들 대신 주택 공급을 줄이겠다고 했다. 주택 공급이 줄면 대출도 적게 늘어나리라 기대한 모양이다. 요행수를 바란 단기 대증(對症)요법이다.

정부 처방은 의도와 달리 "공급이 줄면 집값이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를 시장에 주고 말았다. 안 그래도 오르던 집값에 기름을 부었다. 서민들 주거비 부담을 줄여줘야 할 정부가 앞장서서 집값을 올려놓았다.

정부는 뒤늦게 예정된 집단 대출 심사 강화 등의 대책을 앞당겨 시행한다며 법석이지만 이미 달아오른 부동산 시장을 잡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렇게 오른 집값은 경기 상황이나 인구 감소 등을 감안할 때 언젠가 경착륙할 가능성이 있다. 그로 인한 문제는 지금 가늠하기도 어렵다.

최근 정부에선 이처럼 긴 안목이나 부작용에 대한 깊은 검토 없이 당장 눈앞의 일만 모면하고 보자는 행태가 만연해 있다. 이미 국제적 문제가 돼버린 한진해운 사태는 정부가 책임을 피하려고만 하다가 벌어졌다. 무능일 수도 있고 정권 말 복지부동이 벌써 나타나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 정부 책임자들이 각성하고 새 각오를 갖지 않으면 더 큰 일이 닥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