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주군은 22일 사드 배치 후보지인 성주군 성산포대 대신 제3후보지를 결정해 달라고 정부에 요청했다. 전날 '성주 사드배치철회투쟁위'가 진행한 찬반 투표에서 찬성 23명, 반대 1명, 기권 9명이란 결과가 나왔지만 일부 강경파 반발로 지자체가 공식화하는 데에 하루가 걸렸다. 제3후보지로는 성산포대에서 북쪽으로 18㎞ 정도 떨어진 성주군 초전면 롯데 스카이힐골프장이 유력하다. 성주군은 국방부 결정을 받아들일 예정이다. 성주 군민들은 지난달 13일 성산포대가 사드 배치 지역으로 발표된 이후 강하게 반발했지만 결국 안보 차원에서 내린 결정을 군민 다수가 수용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아직 문제가 끝난 것은 아니다. 성주군 투쟁위 내 강경파는 여전히 투표 결과를 무시하는 행태를 보이는 데다 이번에는 롯데골프장 쪽에서 가까운 김천 시민이 집단행동을 시작했다. 이들이 사드를 반대하는 이유는 근본적으로는 모두 전자파 괴담 때문이다. 김천 일부 주민 역시 집값, 땅값이 떨어질 것이라고 아우성이다. 여기에 화물연대 김천지회, 전교조 김천지부 같은 단체가 끼어들고 있다.

사실 전자파 괴담 때문에 애초의 사드 배치 지역을 바꾼다는 것도 어이없는 일이다. 두 번에 걸친 전자파 측정 실험에서 레이더로부터 100m만 떨어져도 피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1.6㎞ 떨어진 곳에서 측정한 전자파는 세계보건기구(WHO) 유해 기준의 0.007%에 불과했다. 무엇보다 산 위에서 하늘을 향해 쏘는 전자파가 땅에 사는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칠 리가 만무하다.

이 명백한 사실이 우리 사회에선 '괜히 찜찜하다' '소문이 나쁘게 나서 집값 떨어진다' '왜 하필 여기냐'는 심리에 밀리고 있다. 1만4000명(5120가구)이 사는 김천혁신도시는 롯데골프장에서 7㎞나 떨어져 있다. 더구나 사드 기지 후보지는 해발 680m다. 이렇게 높은 곳에서 위쪽으로 향하는 레이더가 유해하다고 주장한다면 그것은 상식 포기다.

이런 행태가 횡행하는 데에 정부 책임이 없다고 할 수 없다. 국방부는 성주포대가 최적지라며 다른 곳은 검토 가치도 없다고 했다가 대통령 한마디에 태도를 바꿨다. 같은 정부 내에서 비슷한 시각에 서로 다른 얘기가 나온 것도 심각한 일이지만 정부가 마치 전자파 괴담에 밀린 듯한 인상을 준 것도 보통 문제가 아니다.

사드는 노동급 이상 북 핵미사일을 막기 위한 최소한의 군사 조치다. 이것을 시발로 더 강력하고 더 정밀한 방어 체계를 개발하고 도입해야 한다. 누구를 공격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우리가 살고자 하는 필사의 노력이다. 정부와 여야, 지역 주민 모두가 '설마' 하는 안이한 태도를 버리고 북 핵미사일에 대한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